[아카데미 시상식] 흑인 남녀조연상부터 '문라이트' 작품상까지 대이변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제8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은 흑인 배우들이 남녀조연상을 싹쓸이하고 흑인 영화 '문라이트'가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이변이 속출됐다. 게다가 아찔했던 수상작 번복 해프닝까지 벌어져 눈길을 샀다.
◆'이변은 없다' 남녀주연상 케이시 애플렉과 엠마 스톤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의 케이시 애플렉과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각각 아카데미 시상식 남녀주연상 거머쥐었다.
이날 케이시 애플렉은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 함께 고생한 배우들과 스태프를 호명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해당 작품에서 케이시 애플렉은 형을 잃고 숨겨둔 과거의 기억과 대면하게 되는 남자의 섬세한 감정을 그만의 색깔로 표현해 호평받았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벤 애플렉의 동생이란 후광을 벗고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핵소 고지' 앤드류 가필드, '캡틴 판타스틱' 비고 모텐슨,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케이시 애플렉, '라라랜드' 라이언 고슬링, '펜스' 덴젤 워싱턴이 올랐다.
엠마 스톤은 영화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라라랜드'에서 할리우드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배우 지망생 미아 역을 맡아 다재다능한 재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라라랜드'는 배우 지망생과 재즈 피아니스트를 통해 꿈을 좇는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엠마 스톤은 이 역할을 위해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해 노래와 탭댄스, 왈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찔' 작품상 수상 번복 해프닝…남녀조연상은 흑인 배우가 싹쓸이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잊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작품상 수상을 번복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영화 '문라이트'(감독 배리 젠킨스)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쟁쟁한 경쟁작인 '라라랜드'를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작품은 미국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소년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는 작품으로 흑인과 동성애 등 미국 사회 소수자의 삶을 아름답고도 서정적으로 풀어낸 저예산 수작이다.
시상자로 오른 배우 워렌 비티는 작품상 수상작으로 '라라랜드'를 호명했다. 그에게 여우주연상 봉투가 전달되면서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라라랜드'의 감독 다미엔 차젤레와 제작자는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전했고 잠시 후 워렌 비티가 다시 작품상은 '문라이트'라고 외쳤다. 사회자 지미 키멜은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상황은 종료됐다.
'문라이트'의 작품상 수상은 스티브 매퀸 감독의 영화 '노예 12년'에 이은 아카데미 두 번째 수상이다. 게다가 남녀 조연상 모두 흑인 배우들이 받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흑인 무슬림 배우 마허셜라 알리는 영화 '문라이트'로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여우조연상은 영화 '펜스'의 흑인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가 수상했다.
▲ 작품상 = '문라이트'
▲ 감독상 = 데이미언 셔젤('라라랜드')
▲ 남우주연상 = 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 여우주연상 = 에마 스톤('라라랜드')
▲ 각본상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각색상 = '문라이트'
▲ 남우조연상 = 마허셜라 알리('문라이트')
▲ 여우조연상 = 비올라 데이비스('펜스')
▲ 편집상 = '핵소 고지'
▲ 촬영상 = '라라랜드'
▲ 미술상 = '라라랜드'
▲ 의상상 = '신비한 동물사전'
▲ 분장상 = '수어사이드 스쿼드'
▲ 시각효과상 = '정글북'
▲ 음악상 = '라라랜드'
▲ 주제가상 = '시티 오브 스타즈'('라라랜드')
▲ 음향편집상 = '컨택트'
▲ 음향효과상 = '핵소 고지'
▲ 외국어영화상 = '세일즈맨'
▲ 장편 애니메이션상 = '주토피아'
▲ 단편 애니메이션상 = '파이퍼'
▲ 단편영화상 = '싱'
▲ 장편 다큐멘터리상 = '오제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
▲ 단편 다큐멘터리상 = '더 화이트 헬멧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