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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미전실 해체 완료… 삼성 계열사 각자도생 시작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가 완료되며 삼성 계열사들이 58년 만에 '그룹' 우산을 벗고 독자생존에 나섰다. 계열사들이 각자도생에 나설 전망이기에 계열사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곳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5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 서초사옥에 위치했던 미전실은 이날로 집기까지 모두 정리됐다. 미전실 7개 팀이 사용하던 서초사옥 28층, 38층, 40층, 41층, 42층을 깔끔히 비운 것이다.

미전실 관계자는 "짐을 정리하다 보니 해체될지 모르고 신청했던 명함, 유통기한이 3일로 끝나는 음료수 등을 보면서 눈물이 돌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각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주던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며 계열사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삼성물산과 같은 주력 계열사 외에 삼성전기, 삼성SDS 등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기업과 삼성중공업 등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그룹'을 내세워 계열사 간 거래를 중재해주던 존재가 사라진 탓에 앞으로는 '한 식구'라는 이점 없이 경쟁사들과 똑같은 평가를 거쳐 납품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우선 그룹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삼성전자가 변화를 시작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경험했던 삼성전자에는 '글로벌품질혁신실'이 신설됐다. 향후 품질혁신·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올해 신년사에서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에 삼성 계열사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59개 계열사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한다. 특히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스마트폰용 액정을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기판을 만드는 삼성전기는 매출의 50% 이상,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는 40%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한다. 삼성SDS도 매출의 70%를 삼성전자에서 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룹의 우산 덕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특히 갤럭시노트7 단종과 관련해 삼성SDI는 그룹의 보호를 톡톡히 받았다. 삼성전자는 1월 23일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납품업체들(삼성SDI와 중국ATL)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출시되는 갤럭시S8 배터리 공급사를 선정하며 발화 원인을 제공한 ATL을 징벌하는 모습도 보였다. 갤럭시S8에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ATL을 제외하고 일본의 소니를 추가한 것이다.



납입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삼성전자가 추가 발탁한 뒤에야 ATL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ATL과 달리 삼성SDI가 안정적으로 갤럭시S8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그룹' 차원의 조율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S8에 삼성SDI 경쟁사 제품을 채택하는 안도 검토됐지만 그룹의 중재가 이를 무마시킨 것으로 안다"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제는 삼성전자가 삼성SDI를 퇴출시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삼성그룹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관리하던 삼성SDS의 경우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고자 외부 영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IT시스템 무료 진단 분석 서비스 '루킨'을 출시하고 IT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력 알리기에 나섰다. 상반기 내로 보안과 애플리케이션 무료 진단 도구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간의 노하우를 대폭 선보여 업계의 검증을 받겠다는 의도다.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을 탑재한 리테일 매장혁신 솔루션 '넥스숍 트레이닝'도 공개했다. 매장 직원들이 챗봇에게 고객응대에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면 실시간으로 제공해줘 직원들의 고객응대 역량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삼성SDS는 이 외에도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전시하고 유럽·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소위 '삼성후자(後者)'라고 불려온 비주력 계열사의 경우 그룹의 보호를 받은 탓에 계열사 의존도가 상승했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제 그룹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만큼 고객 다변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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