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1주일여 내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기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특히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야권 주자들은 경선에 대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적폐청산'을 한층 강조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열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국가정보원이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불법적으로 정치 정보를 수집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며 "적폐청산의 목표가 더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지난번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대법원장 사찰보다 훨씬 심각한 사태다. 묵과할 일이 아니다. 민감한 시기에 버젓이 헌재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하려고 했다는 발상 자체가 경악스럽다. 또 다시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냐"면서, "정권교체 말고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촛불이 묻는다, 대한민국이 묻는다' 북 콘서트를 개최하고 시민들을 만나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문 전 대표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대선 행보를 시작할 때부터 '전국적 지지를 받는 유일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혀온 만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을 기점으로 여권의 텃밭인 경상도 지역에서의 지지를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같은 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당내 세력 확보에 힘을 쏟으면서 동시에 타 경쟁자들과 각을 세우며 '뒤집기 한 방'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민주당 이철희·기동민·어기구 등 초선 3명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희정 후보와 손잡고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희망의 도전에 나선다"며 안 지사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정권교체와 더불어 세대교체, 정치교체가 함께 일어나야 한다"며 "이 세 과제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안 후보 뿐이다. 안 후보가 펼치고 있는 담대한 변화에 저희의 젊은 용기를 더한다"고 말했다.
이어 "꿈 없는 보수도 수구이지만 품 없는 진보 역시 수구다. 그래서 우리는 젊은 정치인으로서 품이 넓은 진보, 싸가지 있는 진보를 지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안희정은 품이 넓고, 싸가지가 있는 진보"라며 이 자리에 동석한 안 지사를 치켜세웠다.
이같은 행보는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돌풍'을 일으켰던 안 지사가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의 하락을 회복하고, 경선에서 문 전 대표의 당내 지지세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또 한 명의 대선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경찰대학교 개혁'을 발표하며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12만 경찰 간부양성기관화 ▲경찰대 정원 1000명 확대 ▲5년이상 근무우수자 중 선발 ▲고교신입생 모집 2020년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경찰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경찰대학 출신에 대한 편중 인사로 경찰 조직 내부에 금수저·흙수저 논란이 꾸준히 야기되고 있다"면서 "현재 치안감 이상 간부 32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8명, 56.3%가 경찰대 출신으로 2013년의 34.4%와 2014년의 43.3%에 비해 경찰대 인사 편중 추세는 나날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시장은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간부로 임용되는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가 없는 경찰 충원 구조상의 특혜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경찰 내 금수저·흙수저 논쟁은 없어져야 하고, 고위직 승진이 경찰대 출신에 집중되는 인사편중 현상은 해소되어야 한다. 경찰대학 개혁이 경찰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지팡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청년, 노인, 복지 정책 등에 이어 이번 경찰대 개혁 방안까지 정책 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명확한 입장 발표를 함으로써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함과 동시에 경선까지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