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정책

[대국의 치졸한 사드보복](下)무너진 對中 라인

지난 1998년 4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오른쪽)이 청와대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부주석(왼쪽)을 접견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정책방송원



"한국은 한중(韓中)수교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통(通)을 제대로 키운 적이 없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최근 우리나라 대중 외교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라오펑여우(老朋友·중국의 오랜 친구)'의 부재(不在)를 꼽았다.

전 소장은 "중국의 3대 교역국이자 지근거리에 있는 한국은 '라오펑여우'가 이미 차고 넘쳤어야 하지만 중국 일민일보에서 언급된 이는 불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 두 명에 불과하다"며 "한국에 중국통, 중국 전문가가 많다고 하지만 정작 중국으로부터 인정 받는 진짜 중국통은 없다는 것이 현 사드사태에 따른 중국 경제보복의 해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2명에 불과한 한국의 '라오펑여우'

7일 중국경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0여 년간 중국 인민일보가 '라오펑여우'라는 호칭을 사용한 국가는 123개국으로 총 601명의 외국 인사들에 이 같은 용어를 사용했다. 국가별 통계를 살피면 일본이 111명으로 1위다. 이어 미국이 55명, 영국이 24명이다.

인민일보의 '라오펑여우' 호칭 사용은 중국이 인정하는 '진짜 친구'라는 뜻이다. 중국과의 경제무역 규모를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우리나라(2명)의 '라오펑여우'는 이들과 비교해 매우 초라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전 소장은 "난징 대학살 등으로 중국인들은 일본인이라면 치를 떨지만 일본의 지도자와 유명인사들에겐 '라오펑여우'라는 호칭을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상인종(商人種·장삿꾼 중국인)' 중국인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지속하는데 있어 중국은 정경분리의 원칙을 살려 일본을 실리주의로 대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이 우리나라 기업에 한국관광 상품 판매 중단 등 각종 보복을 가하는 가운데 과거 일본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중국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사태를 계기로 일본 기업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 바 있다. 중국인들은 당시 반일 시위 중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시내 한복판에서 불 태우는 등 민간차원에서 경제보복을 진행했고 중국 정부도 이 같은 기세에 힘입어 일본에 희토류 수출 제한 등에 나섰다. 이에 도요타는 실제 중국 시장에서 퇴출 직전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양국은 이후 2년이 넘는 냉각기를 보내야 했고 최근에서야 정부 간 대화채널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여행금지 등 제재는 유야무야됐고 그 결과 지난해 일본 내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인 관광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이 사건 이후 대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을 병행하며 향후 혹시 모를 사태반복에 있어 대비 체계를 갖추게 됐다.

국제금융발전심의회의 경제협력·통상 분과위원들과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유일호 경제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우리나라도 현 상황 악화에 대비해 이 기회에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우리 산업과 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루 빨리 적합한 인물 찾아 中에 특사로 파견해야"

우리나라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절차에 따른 업무정지로 정치는 물론 공식 외교 라인까지 모두 '올스톱(All-stop)'된 상황이다. 이 역시 현 중국 경제보복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비공식 라인이라도 중국을 오가며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하지만 회심의 카드로 내놓을 만한 마땅한 중국통 외교관이 드물다는 평가가 정부부처로부터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공직자는 "고위급에서 막후 접촉에 나설만한 인물이 없다"며 "자칭 중국 특유의 문화인 '관시(關係)'를 해왔다는 사람은 많지만 중국 고위급을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국의 고위급 물밑대화에 나설 만한 인물로 전문가들은 김하중 전 주중대사(전 통일부 장관)와 장하성 고려대 교수 정도를 꼽는다.

한 외교 전문가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가장 적합한 인물을 특사로 파견해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더 이상의 경제보복이 진행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물밑접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과의 라인을 끊고 한미동맹 우선 전략을 펼침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과 중국 간 관계도 좋지 만은 않다. 다만 미국은 트럼프 당선 이후 특사로 헨리 키신저 박사를 중국에 가장 먼저 보내 시진핑 주석 등과 면담을 실시케 했다. 올해 94세의 키신저 박사는 마오쩌둥부터 시진핑까지 60년간 5대에 걸친 중국의 역대 최고 지도자를 모두 만나 본 유일한 대중국 외교의 달인이다. 중국 인민일보로부터 '라오펑여우' 호칭도 16번이나 받았다.

전병서 소장은 "키신저의 중국 방문 형식은 중국 인민외교학회의 초청이었지만 단순 학회 참석자라면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최강 실세인 왕치산이 면담에 응했을 리가 없다"며 "우리나라도 키신저를 파견한 트럼프의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