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전반에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거세다.
전자제품주요 그룹들은 연초부터 '신(新) 패러다임'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관련 기술개발을 통해 수익기반 다변화와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은 물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경영전략실에서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까지 꾸린 상태다.
특히 가장 기본적인 제조업 분야인 철강업계에도 4차 산업혁명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8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 과정에 인공지능을 도입함으로써 인공지능 제철소로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제철소, 기술연구원,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산학연 공동으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 개발'에 성공하고 올해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그동안 포스코가 자체 기술연구원뿐만 아니라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수 천 개에 달하는 위탁과제를 운영하며 공고히 한 산학연 체계가 이뤄낸 쾌거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은 자동차강판 생산의 핵심기술인 용융아연도금(CGL, Continuous Galvanizing Line)을 인공지능을 통해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도금량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인공지능 기법의 도금량 예측모델과 최적화 기법의 제어모델이 결합돼 실시간으로 도금량을 예측하고 목표 도금량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수동으로 도금량을 제어하면서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발생했지만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 제어함으로써 자동차용 도금판의 품질 향상과 더불어 과도금량 감소로 인한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솔루션 개발은 권오준 회장이 강조한 포스코식 산학연의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포스코 기술연구원은 지난해 6월 도금량 제어 자동화에 대한 니즈를 발굴한 후 조업, 정비, EIC 등 여러 부서로부터 의견을 수합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통계, 데이터마이닝, 머신러닝, 최적화 방법론 전문가인 이종석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에게 인공지능 도금량 예측 모델 알고리즘 개발을 위탁했다. 이 교수는 포스코 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도금공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도금량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약 2개월 간 광양제철소 2도금공장 3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에 시범 적용해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이 결과 기존 수동 조업시 m²당 최대7g 이었던 도금량 편차가 인공지능 기반 자동 조업시에는 m²당 0.5g까지 크게 개선됐다. 기술검증 마친 후 올해 1월 5일부터 광양 3CGL에서 본격 가동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에 검증된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다른CGL 뿐 아니라 해외 소재 법인 CGL에도 확대 적용해 세계 시장에서의 자동차용 도금강판 기술경쟁력을 선도할 것"이라며 "다른 철강제품의 생산공정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에 대한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전략기술연구소를 신설,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개발 조직과 인력을 하나로 묶는 등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해 미래차 선도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