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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20년 숙원 사업 '물거품' 되나…사드 최대 피해자 '롯데'

롯데그룹의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해 중국이 롯데에 대한 보복 조치와 함께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롯데그룹 관련주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경영권 분쟁, 검찰 사정 등을 겪어온 롯데그룹이 올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라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 중 하나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었지만 중국발 '사드태풍'으로 인해 중국 사업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롯데마트 현지 영업을 잇따라 중단시키고 있어 현지 영업 차질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다. 8일 오후 4시 현재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마트 중국 내 지점 수는 모두 55곳이다. 총 99개의 점포 중에 반 이상이 문을 닫게 된 셈이다.

문제는 사드사태가 장기화될 때 이다. 그간 소방안전 등의 이유로 영업정지 등의 1차적 조치를 취한 중국은 향후 사드 배치 상황을 보고 세무조사 등을 통해 탈세여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 당국 관계자는 "죄는 만들면 된다. 롯데에 대한 보복이기 보다는 대한민국에 대한 경고"라며 "1차적인 보복 후에도 반응이 없으면 더욱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년 중국 숙원 사업 '위기'

롯데가 처음 중국 진출을 시도한 것은 약 20년 전이다. 그 동안 투자된 금액은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현재 중국내 점포 등의 가치를 보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장악하는 시기부터 롯데의 중국 진출은 더욱 활발했다. 신 회장은 중국을 국내 유통채널의 세계화 발판으로 판단하고 적자도 감수했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의 유통채널을 담당하는 롯데쇼핑 자료에 따르면 롯데가 중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4년 당기순이익은 6160억원이었다. 전년(8810억원)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2015년에는 34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엔 2460억원까지 회복했지만 2014년 대비 72%나 줄었다.

공격적인 출점,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보상 등의 원인도 있지만 중국 진출로 인한 손실도 분명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단 지난해부터 롯데쇼핑의 동남아 점포를 시작으로 해외 점포들도 안정세로 들어서면서 롯데쇼핑의 실적 회복은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겨우 안정세에 돌입하던 롯데는 사드라는 복병을 만나 나락으로 떨어질 처지에 놓여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주력 사업 면세점도 이달 중순부터 매출 하락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한국여행 전면 금지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롯데면세점의 고객 중 70% 이상이 해외 여행객이다. 사실상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조치로 텅빈 면세점이 연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뾰쪽한 대책이 없다. 국가 간의 신경전에 기업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냐"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내 편은 어디에" 롯데 '고립무원'

롯데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중국 당국의 보복 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롯데를 두고 '뇌물죄' 수사 예고까지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롯데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사드 부지를 국방부에 넘긴 시기도 검찰이 강도높은 롯데그룹 수사를 통해 신 회장을 법원에 기소한 직후이기 때문에 롯데는 사드 부지 제공에 따른 실익을 따질 겨를도 없었다.

중국에 대한 사업 내용이 많은 롯데로서는 국방부에 사드부지를 넘기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국방부의 요청이기 때문에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자의적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박영수 특별검사의 삼성 기소 등으로 인해 국내에 반기업 정서가 팽배한 상황이라 중국 보복에 대한 국가 차원의 도움을 요청할 형편도 못된다. 오히려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이 '대가성 뇌물'이라는 의혹을 두고 해명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여당도 사드 부지 제공으로 인해 고통받는 롯데를 두고 "잠시의 위기보다는 국방을 신경써야 할 때"라는 입장만 내놨다.

롯데그룹의 한 내부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국방과 관련된 사항이라 기꺼이 넘겼지만 속사정까지 그럴 순 없다"며 "해당 부지의 용도와 가치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국을 적으로 돌리는 행위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이 같은 요청을 거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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