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졸업생들이 지난해 이화여대 사태에서처럼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주말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점거를 학교 측이 강제해산 시킨후 성낙인 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연서명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15일 15시 기준 재학생과 졸업생을 더해 6170명이 서명에 참여했는데, 여기에는 졸업생들도 1750여명 가량 참여했다. 총학생회는 16일 이후 출력해 대자보를 학관 앞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들은 서명서에 "당신은 최악의 교육자다. 당신은 늘 우리에게 거짓말로 일관해 왔다"며 성 총장의 즉각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다음 달 4일 열리는 총학생회에서 성 총장 퇴진과 시흥캠퍼스 설립 철회를 포함한 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졸업생들의 경우 "성낙인의 이름으로 받은 학위가 부끄럽다"며 "서울대의 민주주의는 죽었고 그 범인은 바로 성낙인 총장과 그 휘하의 직원들이었다"고 했다.
한 서울대 졸업생은 자신의 SNS를 통해 "출근길 라디오에서 모교의 폭력 진압 사안을 들었다"며 동문 졸업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의 법인화에 따라 학교가 수익사업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대학이 진정한 학문이 숨 쉬는 공간이 아닌 자본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시흥캠퍼스 사업이 실패하면 서울대는 파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서울대에서는 성 총장 퇴진요구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흥캠퍼스 사업과정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하지 않고 일방 추진해 이에 반발해 학교와 학생들 사이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대학교 학교 측이 직원 등 400여명을 동원해 강제로 학생들을 퇴거 시켜 본관 점거농성은 일단락됐지만, 그 과정에서 폭력성 논란이 커지며 책임자인 성 총장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이 "학교 당국의 편집권 침해에 항의한다"며 창간 이후 65년 만에 지면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대학신문 기자단은 학교 측이 지난해 대학본부 점거투쟁 대신 개교 70주년 기념행사를 비중 있게 다루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흥캠퍼스 갈등 이전에 성 총장은 총장 선출 당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계속 받아왔었다. 이 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사태에 맞물려 다시 떠오르고 있다. 성 총장은 지난 2014년에 총장추천위원회에서 2순위를 받았음에도 이사회에서 최종후보로 결정됐다. 다소 석연찮은 과정에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중에는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업무일지에 '서울대 총장 역임(逆任)'이라고 기록한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 개입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성 총장은 이와 관련해 서울대 구성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업무일지의 역임은 선임(選任)을 약자로 흘려 쓴 것을 잘못 읽은 것"이라며 "총장 선출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성 총장의 해명에도 총장 선임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어 지난해 이대 사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여름 이화여대 본관 농성 강제해산 이후 최경희 당시 총장 퇴진운동이 벌어졌다. 당시 이화여대에서는 2016년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용, 건강 관련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신설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화여대는 추진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본사업을 강행했다. 여기에 재학생·졸업생들이 최경희 당시 이화여대 총장의 불통과 '학위 장사'에 반대하면서 대규모 시위로 확대된 바 있다. 결국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한 지 84일째인 2016년 10월 19일 최 총장이 사임하며 사건은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