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오는 3일 공식 출범한다. 카카오뱅크는 5일 본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2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3일부터 공식적으로 고객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고, 지난 2월부터 700여명의 임직원과 구축사 직원 등이 참여하는 실거래 기반 운영점검을 시행한지 두달여 만이다.
출발은 당초 예정했던 1월말~2월초 보다는 많이 늦어졌다.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법안도 통과되지 않았다. 그러나 24년 만에 새로운 은행이 문을 여는 것은 물론 100% 비대면을 전제로 한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는 크다.
◆케이뱅크, '뱅크 에브리웨어' 시대 연다
케이뱅크의 목표는 24시간, 365일 어느 곳에서나 원하는 은행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뱅크 에브리웨어(everywhere)'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금까지 고객들은 은행 '일'이라거나 은행 '업무'를 보러 간다고 할 정도로 서비스 이용 시 은행이 정한 룰에 따라야 했다"며 "케이뱅크는 고객의 관점에서 원하는 은행서비스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조회, 송금뿐만 아니라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 예적금 및 대출 상품가입 등을 모두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24시간 365일 이용할 수 있다.
고객센터 역시 전화는 물론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24시간 실시간 상담을 지원한다. 전국 1만여 개 GS25 편의점에 설치돼 있는 금융자동화기기(CD·ATM)도 언제든 수수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용대출 금리 최저 2%대, '마통'은 5.5% 확정
인터넷은행이 내세우는 가장 큰 경쟁력은 높은 이자와 낮은 금리다. 아무리 은행업무를 보기 편리해도 이자나 금리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고객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예적금과 대출, 체크카드로 초기 상품을 내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출 금리다.
'직장인K 신용대출'은 금리가 최저 연 2.73%부터 시작한다. 재직증명이나 소득증권 관련 서류제출은 필요없다.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대출이 이뤄진다. 마이너스통장과 원리금 균등, 만기 일시 등 대출 형태는 선택할 수 있다.
'미니K 마이너스통장'은 간편소액대출로 5.50%로 금리가 확정됐다. 한도는 300만원이지만 실적에 따라 최대 500만원까지 가능하다. '슬림K 중금리대출'은 금리가 최저 연 4.19%다.
예적금 상품은 금리 매력은 크지 않다. 대신 현금이 아닌 음악 감상을 이자로 받는다거나 금리 우대 항목을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은산분리 완화 없이는 성장 한계
인터넷은행의 발목을 잡는 것은 국회다. KT나(케이뱅크) 카카오(카카오뱅크) 같은 ICT 기업들이 인터넷은행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하지만 당분간은 힘든 상황이 됐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는 법안의 통과를 전제로 했지만 국회의 반대로 무산이 됐다.
현재의 은행법으로도 영업은 시작할 수 있지만 자본부족으로 경쟁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행 역시 은행인 만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지켜야 한다.
케이뱅크는 초기 자본금 25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시스템 구축과 인건비 등으로 사용했고, BIS 비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초기 3년간 약 2000~3000억원의 증자가 필요한 상태다.
인터넷은행 2호로 예정된 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5일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뱅크의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현재 3000억원이다. 최대주주는 지분 58%를 가지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며, 카카오와 KB국민은행, 우정사업본부, 넷마블, 스카이블루럭셔리인베스트먼트(텐센트) 등이 주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