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세계경제를 이끌어온 세계화와 개방의 글로벌 경제질서가 최근 브렉시트, 보호무역 등으로 역류하고 있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 리처드 돕스 소장의 저서 '미래의 속도'에 따르면 근래 글로벌 경제의 변화는 지난 산업혁명 당시보다 10배는 더 빠르고 300배는 더 크며 3000배는 더 강한 충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경제의 변화 흐름 속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일 '해외경제 포커스'를 발표하고 지난해 말 한은이 선정했던 2017 글로벌 경제 10대 이슈 가운데 경제상황, 지역별 이슈, 정책 등으로 분류한 올 1분기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먼저 한은은 글로벌 경제상황과 관련하여 최근 미국·중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다소 확대되는 등 글로벌 경제는 지난해 말과 비교하여 개선됐으나 보호무역 기조 등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수출증가율은 일본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인도가 17.5%, 브라질이 16.0% 등 각국이 경기회복과 투자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글로벌 교역이 다소 개선됐으나 전세계적인 보호무역기조 강화 등은 글로벌 교역 회복에 여전히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제유가 역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합의를 양호히 이행하면서 50달러 중반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미국이 원유생산을 증가시키면서 50달러 내외 수준까지 하락했다. 향후에는 감산합의 연장논의와 미국 셰일오일 증산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면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추이 및 미국 원유재고./한은, 블룸버그, EIA 등
지역별로는 네덜란드 선거 결과 등을 살폈을 때 유럽연합(EU)지역의 반EU·반이민 성향에 대한 지지는 다소 주춤하거나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렉시트 협상 등 EU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현재 진행 중이다. 과잉설비의 구조조정, 기업부채 등 중국 리스크도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은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신흥국의 자본흐름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 자본유출 압력이 확대되면서 몽골, 터키 등 일부 취약국 중심의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흥국 자본유입 추이 및 포트폴리오투자 유출입./한은, IIF 등
아울러 주요국은 현재 미국의 경우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현재 공약의 정책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다만 미 의회의 반대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쳐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지난해 말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빨라지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과 신흥국 자본흐름의 변동성에 주목되고 있다.
한은 조사국 권재관 글로벌리스크점검반장은 "현재 글로벌 경제는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 연준 금리인상, EU체제의 불확실성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지속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글로벌 경제에 대한)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