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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미세먼지 심해지는데... 청정 발전은 감소

사우디아라비아에 조성된 화력발전소 전경. /두산중공업



환경 문제에만 머무르던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적으로 나쁜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경감에 각계의 관심이 요구되지만 발전시장에서는 되레 청정발전 사업자들이 외면 받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월 한 달 동안 서울의 미세농도 수치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25 이하로 내려간 날은 7일에 그쳤다. 31일 가운데 24일은 미세먼지 수치가 높았던 셈이다. 지난해는 없던 초미세먼지 주의보도 올해 벌써 세 차례 발령됐다.

미세먼지의 상당량은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발전시장의 현황을 보면 미세먼지가 중국만의 탓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3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전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원은 석탄(39.4%)이었다.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가 각각 32.3%, 19.4%를 차지했으며 석유와 신재생에너지, 수력발전 등은 8.9%에 그쳤다.

석탄은 발전원 가운데 환경에 가장 악영향을 끼치는 연료다. LNG와 비교해 온실가스는 2.5배, 미세먼지는 1235배, 초미세먼지는 1682배 더 배출한다. 산성비를 만드는 황산화물도 3226배 더 나온다. 설비 용량만 따지면 석탄과 LNG는 각각 32GW, 32.6GW를 차지해 별 차이가 없지만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이 90%를 넘는 것에 비해 LNG는 38% 수준에 그쳤다.

LNG 발전소의 낮은 가동률은 민간발전사업자들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LNG 발전을 본업으로 하는 국내 상위 6위 민간발전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5개사의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고 4개사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SK E&S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1.4% 줄어든 121억원에 그쳤다. 포스코에너지는 전년 대비 41.5% 줄어든 663억원, 동두천그린파워와 에스파워는 각각 74%, 96.9% 줄어든 85억원과 10억원을 보였다. 포천파워는 2억1600만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GS EPS는 떨어진 LNG발전소 가동률로 발생한 손실을 바이오매스 발전으로 충당해 전년 대비 45.4% 늘어난 영업이익 708억원을 달성했다. 6개사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2015년 4006억원에서 60.4% 쪼그라든 1585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최대 석탄 화력 발전소인 퉈커퉈(Tuoketuo) 발전소 전경. /에머슨 프로세스 매니지먼트



미세먼지를 촉발하는 석탄화력발전이 시장의 선택을 받는 것은 높은 경제성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들이 생산한 전기는 한국전력이 생산비용을 기준으로 일괄 구매하는데, 화력발전은 생산비용이 원자력 다음으로 저렴하다. 2016년 기준 1㎾h당 연료비 단가는 원자력이 5.53원으로 가장 저렴하며 유연탄이 34.71원, 무연탄이 49.94원, LNG는 80.22원, 유류 123.61원 순이다.

한국전력은 민간 사업자들에 전력을 사들일 때 어떤 연료로 생산된 전기인지 구분하지 않으며 단일한 전력도매가격(SMP)으로 사들인다. SMP는 국제 유가 등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2012년의 경우 1㎾h당 160.12원에서 지속 하락해 2016년에는 76.91원이 됐다. 전력 예비율이 20%대 안팎을 유지할 정도로 전기 수요가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국제유가도 하락한 탓이다. 생산원가가 낮은 석탄화력발전 사업자는 이익을 낼 수 있는 가격이지만 LNG 발전 사업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격이다.

SMP가 오르더라도 현행 기준에서는 그 수혜를 석탄화력발전 사업자가 입을 뿐이다. 상대적으로 생산원가가 비싼 LNG 발전 사업자는 원자력과 석탄화력발전으로 소요 전력을 매꾼 후에야 순서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규 가동된 석탄화력발전은 4.7GW에 달하며 올해도 5.3GW가 추가될 예정이기에 친환경 LNG 발전 사업자들의 실적은 올해 더 악화될 전망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원별로 SMP를 책정하고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간발전사 관계자는 "생산원가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태양열이나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는 당장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할 것"이라며 "생산원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판단해주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신재생 에너지는 효율이 낮고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당장 국내 전력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다"면서 "석탄화력발전을 LNG 발전으로 대체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전원별로 SMP를 다르게 책정하고 구입 비율을 조정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2015년 발표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29년 발전설비용량을 ▲석탄(4만4018㎿·26.8%) ▲원자력(3만8329㎿·23.4%) ▲LNG(3만3767㎿·20.6%) ▲신재생(3만2890㎿·20.1%) 순으로 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이미 수백억대 적자에 시달리는 LNG 사업자들이 2029년까지 버틸 수도 없을 것"이라며 "영국이 탄소포집·저장장치(CCS) 의무화를 통해 석탄발전 퇴출에 나선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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