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3일 자정(0시)부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1호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면서 자정부터 아침까지 해도 문의와 가입이 1000명을 웃돌았으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올랐다.
결국 오후 들어서는 밀려드는 고객에 영상통화를 통한 본인인증은 대기가 많아 연결이 힘들다는 공지가 떴고, 24시간 가능하다는 메신저 '톡'상담도 10분 이상 기다려도 하기 힘들었다.
기자가 직접 케이뱅크 어플리케이션(앱)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 등 금융상품을 이용해 봤다.
기존 은행들이 먼저 간편 서비스를 많이 내놨던 터라 비대면 계좌개설과 빠른 이체는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지만 1분 만에 가능한 마이너스 대출은 인상적이었다. 기존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때는 이런 저런 서류 작성에 금리와 한도 상담까지 30분이 넘게 걸렸다. 대출 과정은 대폭 단축됐지만 금리면에서는 신용 1등급에도 기존 은행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개설 10~20분…대출·송금은 1분만에 OK
계좌개설은 케이뱅크 앱을 다운받아 진행했다.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신분증은 촬영해 자동으로 첨부됐다.
체크카드는 2가지 상품 중 고를 수 있었으며, 무카드출금 서비스가 있는 만큼 발급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각종 약관에 동의하면 자택 주소와 직업, 직장 주소 등을 자세히 기재해야 했다.
본인 인증 절차는 영상통화나 타계좌 입금 방법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미 앱을 구동하는 첫 화면에서 대기 고객이 많아 영상통화가 힘들다는 공지를 봐서 타계좌 입금 방법을 택했다. 지정된 케이뱅크 계좌로 본인 명의의 다른 은행 계좌에서 600원을 송금하니 계좌가 개설됐다. 모두 걸린 시간은 15분 가량으로 길지 않았다.
돈을 보내거나 빌리는데 모두 1분 안팎의 짧은 시간이면 가능했다. 기존 은행들도 간편 송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앱을 별도로 다운받거나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는 절차가 있었다. 그러나 케이뱅크의 경우 굳이 간편 서비스를 택하지 않은 일반 이체도 6자리 간편 비밀번호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편리했다.
◆고신용자는 금리 매력 크지 않아
대출은 2가지를 진행해 봤다. 미니K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K신용대출(한도대출)이다. 모두 대출약관과 신용정보 조회에 동의하면 승인은 1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떨어졌다.
대출 절차는 대폭 간편해졌지만 문제는 금리였다. 현재 기자는 1등급 신용자로 마이너스 통장의 금리는 3.57%다.
미니K 마이너스통장은 간편 소액대출 개념으로 300만원까지 가능하며, 금리는 확정으로 5.5%다. 기존 마이너스 통장 대비 금리가 2%포인트 가까이나 높다.
직장인K 신용대출 역시 금리가 4%대 초반으로 기존 대비 높았다. 체크카드나 급여이체, 예·적금실적 등 최대 우대금리 0.6%포인트를 적용하면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오지만 기존 은행이 급여이체 조건만을 걸었던 걸 감안하면 별로 유리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K 신용대출은 기준금리인 1.42%에 가산금리 1.9~5.1%포인트가 더해진다. 최저 3.32%에 한도대출인 마이너스 통장은 0.3%포인트의 추가 가산금리가 적용돼 최저 3.62%가 된다. 우대조건을 모두 채울 경우 3.02%로 한도대출의 경우 2%대는 불가능하다.
수시입출금 통장의 예금금리는 연 1.2%로 매력적이었다. 1개월 이상 잔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기존 다른 은행들이 그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일정 금액 이상을 조건으로 두거나 기간이 더 길었던 것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오픈 첫 날 1만5000명 가입…대출 1000건
인터넷뱅크 1호에 쏟아진 관심만큼 계좌개설과 상품 가입도 밀려들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가입 고객수는 총 1만4524명이다.
수시입출금 계좌인 듀얼K와 예금, 적금 등 수신계좌 수는 모두 1만5317건이며, 대출도 1019건이 이뤄졌다.
비대면 실명확인이 개시된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6개 은행의 비대면 계좌개설 합산건수는 월평균 1만2000건이다. 수신계좌 수로 보면 케이뱅크는 출범 하루 실적이 16개 은행의 월평균 개설 건수를 웃도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