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과 함께 선보인 덱스(Dex)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사전예약이 오는 7일 시작됨에 따라 사전예약 사은품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갤럭시S8을 데스크톱 PC처럼 사용하게 만들어주는 '덱스(Dex) 스테이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삼성전자는 오는 17일까지 갤럭시S8을 사전예약하고 28일까지 개통하는 소비자에게 사은품을 제공한다. 갤럭시S8 플러스 128GB 구매 고객에게는 덱스 스테이션과 블루투스 스피커 '레벨 박스 슬림' 가운데 희망하는 한 가지를 증정한다.
소비자들은 여기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덱스 스테이션이 15만원, 레벨 박스 슬림이 10만원 상당인 것을 감안하면 덱스 스테이션이 더 좋은 사은품이다. 하지만 덱스 스테이션이 정확히 어떤 제품인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자신에게 쓸모가 있는지 알기 어려워 쉬이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덱스 스테이션, 대체 뭔데?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덱스는 갤럭시S8을 데스크톱 PC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인터페이스 도구다. PC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갤럭시S8을 사용하기에 편하지만 PC를 직접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덱스 스테이션에는 갤럭시S8을 삽입하는 USB-C포트, 모니터·프로젝터 등을 연결하는 HDMI 포트, 인터넷 포트와 USB 2.0 포트 2개가 달려있다. 갤럭시S8을 꽂으면 자동 충전되며 덱스가 작동한다. 덱스 스테이션에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면 PC를 사용하는 것 같은 환경이 갖춰진다. 스마트폰 화면을 모니터로 옮길 뿐인 미러링 기능과는 별개이며 가동되는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이다.
덱스에서는 문서 작업을 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게임을 하며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등의 멀티태스킹이 자유롭다.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모니터 화면에 맞춰 크기가 재조정(리사이징)된다. 넷마블이 내놓은 인기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덱스와 함께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게임을 덱스로 할 경우 PC로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덱스의 강점은 뛰어난 확장성에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와 파트너십을 맺고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모바일 ▲파워포인트 모바일 ▲엑셀 모바일 ▲어도비 포토샵 라이트룸 ▲아크로뱃리더 등 생산성을 높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을 PC 수준으로 제공한다. ▲단축키 ▲복사·붙여넣기 ▲휠 스크롤 ▲드래그앤드롭 등의 조작도 지원된다. 스마트폰의 제약을 벗어버리는 셈이다.
◆덱스, 어떻게 쓸 수 있을까
단순히 최신 모바일 게임을 보다 큰 화면에서 즐기는 것도 덱스로 누릴 수 있는 기능이지만 업무용으로 사용할 경우 효과는 더욱 커진다.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단순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앱의 기능이 부족할 경우 윈도 운영체제로 전환해 가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갤럭시S8에는 가상 데스크톱 인터페이스(VDI) 솔루션이 적용돼 클라우드 상의 가상 윈도 PC를 불러올 수 있다. 시트릭스 리시버, VM웨어 호라이즌 클라이언트, 아마존 워크스페이스 등이 제공하는 이 VDI 솔루션은 유료이긴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업무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기기 연동 서비스 '삼성 플로우(Samsung Flow)'를 지원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워치, PC 등을 연동하기 위해 만든 이 서비스는 기존 안드로이드 외에 윈도10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이달 출시되는 윈도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가 적용된 PC는 삼성 플로우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플로우를 활용하면 개인 PC에서 보던 웹페이지를 스마트폰에서 이어 볼 수 있다"며 "갤럭시S8은 물론 덱스 스테이션과 연동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거 덱스와 비슷한 시도가 실패한 바 있어 일말의 우려도 낳는다. 모토로라는 2011년 스마트폰 아트릭스(ATRIX)를 내놓으며 스마트폰을 꽂아 11인치 넷북으로 활용하는 '랩독'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은 이 제품은 문서작업도 불가능할 정도의 성능저하를 보인 탓에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것은 알지만 시대와 기술이 많이 변했다"며 "갤럭시S8은 10㎚ 공정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4GB 램 등을 탑재해 덱스 사용에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