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인공지능 암 진료실에서 의사들이 '왓슨 포 온콜로지'가 제시한 치료법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SK㈜ C&C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44살 K씨는 최근 유방 일부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혹시 모를 잔여 암세포 제거 재발 방지를 위한 항암치료 약물 선택 과정에서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만났다. 왓슨은 300여종의 의학저널과 문헌,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임상사례를 종합해 K씨에게 최적의 항암치료제를 제안했는데 이는 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진료과로 구성된 건양대병원 유방암팀 의견과 일치했다. IBM '왓슨 포 온콜로지'와 건양대병원 암 환자의 첫 대면 모습이다.
SK주식회사 C&C는 건양대병원이 인공지능 암 진료실을 열고 왓슨을 통한 진료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담당 의사가 암 환자의 정보와 의료기록, 검사기록 등의 항목을 입력하면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제시하는 암 치료 솔루션이다. 의사가 모두 파악하기 힘든 최신 의료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해 의료진이 효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조하는 셈이다.
건양대병원 암센터 윤대성 교수는 "왓슨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최신 의학지식을 끊임없이 학습하고 업그레이드한다는 점"이라며 "세계적으로 검증된 국제표준의 암 치료를 제공해 환자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방 암 환자들은 수도권 대형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자 수 개월간의 대기 시간을 각오해야 했다. 병원 한 곳만 방문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얻을 수 없다는 막연한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물론 가족들이 떠안아야 하는 경제적 부담과 불편도 컸다
SK㈜ C&C는 건양대병원이 중부권 최초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해 암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료를 받은 K씨는 "솔직히 컴퓨터가 치료계획을 제시한다는 것이 의심스러웠지만 진료팀과 의견이 일치했다니 확신이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SK㈜ C&C 이기열 ITS사업장은 "왓슨 포 온콜로지는 건양대병원을 에이브릴 기반의 인공지능 종합병원으로 만드는 첫 걸음"이라며 "향후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맞춤형 인공지능 의료 도우미 서비스를 통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준 건양대병원장도 "결국 미래의 의료 패러다임은 변할 수밖에 없다"며 "왓슨 도입으로 지역 환자들의 불편을 줄여주고 암환자의 적절한 치료시기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