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건강 모두 잡은 환자 전용 식단 개발 활발
최근 맛과 기능성 모두 만족시키는 환자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 대상 치료식 등 다양한 맞춤형 식단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미래 환자식 대용으로 곤충식도 주목받고 있다.
그간 환자식은 기본적으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환자 상태에 맞게 제공된다. 기존 환자식은 건강 상태가 완전히 개선되지 않아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치료효과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맛, 식감 등의 환자들의 만족도는 낮았다.
◆환자 전용 레시피 개발
CJ제일제당의 즉석밥 대표브랜드 햇반은 단백질 제한이 필요한 선천성 대사질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을 선보이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일반 햇반과 비교해 단백질 함유량이 10%에 불과하다. 체내에 단백질 대사과정에 필요한 효소들의 일부가 결핍돼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희귀질환자를 위한 기능성 햇반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수요가 한정돼있어 매출 이익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재능기부의 의미로 생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JW중외제약은 JW안심푸드라는 만성신부전 환자 전용 식품을 국내에 론칭했다. 일본의 환자식을 수입한 것으로 단백질, 염분, 칼륨, 인 등을 조절한 식품이다. 열량은 감소시키지 않고 단백질과 염분 함유량을 줄인 즉석조리식품 브랜드다. 이 제품을 통해 콩팥병 환자들의 저염·저단백 식단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매일유업과 함께 의료영양전문회사 엠디웰을 설립하고 의료영양식에 뛰어들었다. 엠디웰은 '뉴트리웰'과 '메디웰' 등 환자의 영양개선 등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메디웰당뇨식'은 한국인 영양 권장량에 규정된 5대 영양소를 공급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이 당뇨환자에게 적합한 배합으로 구성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 벤처기업 닥터키친은 당뇨 환자들에게 당뇨 식단 관리 프로그램 제공하고 있다.
◆곤충식 등 미래 환자식 대용
최근 미래 환자식 대용으로 '곤충식' 주목받고 있다. 국내 식용 허가 1호 곤충인 갈색거저리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 조성이 뛰어나며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환자식으로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은 과학적인 입증을 통해 갈색거저리 유충을 지난해 3월 식품공전에 정식으로 등록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수술 환자에게 곤충식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위장관 수술 환자 3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곤충식과 기존 환자식을 제공했다. 이 결과 곤충식을 먹은 환자가 기존 환자식을 섭취한 대조군 환자보다 높은 열량과 단백질을 섭취하는 등 회복에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은 밥 국 중심 환자식이 섭취 부피보다 열량, 단백질 섭취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지적됐으며 그 해결책으로 부피가 작고 고단백인 곤충식을 대안으로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박준성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수술 이후 환자에게 단백질이 공급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상처 회복, 면역력 보강, 각종 지방 유지를 위해 필수 적이다"고 말했다.
곤충식은 해외에서 수퍼푸드이자 미래 식량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시장 규모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 곤충 산업 규모를 3039억원으로 추산했다. 오는 2020년까지 5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당뇨병 환자나 신장 질환 환자들에게 필요한 특수의료용 식품의 보험 적용에 대한 법안 발의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외래 환자는 입원환자와 달리 병원에서 지원하는 환자 식대 지원 혜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비싼 특수의료용도 식품 가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각종 특수의료용도 식품을 보험적용이 가능한 '준의약품'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시행될 경우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어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