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과 KB금융이 올 1·4분기(1~4월)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업계 1위인 신한금융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을 늘려 7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견조한 여신 성장을 앞세워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에서 세자릿수까지 성장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저성장 기조로 기업 대출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가계대출 영업과 예대마진 확보에 주력하고 나서 순익을 늘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은행권 전체 NIM이 3bp(1bp=0.01% 포인트) 상승할 것이란 전망까지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기업은행,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등의 올해 1·4분기 지배순이익 컨센서스는 2조7563억원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관련 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증권가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늘고, 증권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순이익을 올려잡고 있다. NIM은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제외한 예대금리차뿐만 아니라 채권 등 유가증권 수익률을 더한 은행권 순익 지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은행업 유니버스 8개사 기준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0.8% 증가한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센서스 대비해서는 9.6% 웃도는 것이다.
은행별 잔망치 신한지주가 6806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남길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KB금융 6173억원, 하나금융지주 4570억원,우리은행 5062억원, 기업은행 4535억원, BNK금융지주 1652억원, DGB금융지주 943억원, JB금융지주 455억원이다.
시장 예상치는 신한지주 6741억원, KB금융 5642억원, 하나금융지주 3820억원, 우리은행 4388억원, 기업은행 3888억원, BNK금융지주 1629억원, DGB금융지주 983억원, JB금융지주 472억원이다.
IBK투자증권은 이보다 많은 3조1120억원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 소멸과 시중금리 상승, 조달금리 재조정(re-pricing) 등으로 인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대비 평균 3bp 이상 상승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상승 기조에 더불어 국내 수출·설비투자 중심의 경기 회복 기대감, 2월을 기점으로 한 소비심리 개선 등이 금리 상승세를 유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부터는 대출 증가세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시중은행들의 대출 증가세가 회복되며 은행 업종 전체적으로 연간 5%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이다.
백 연구원은 "4월 17∼18일 사채권자집회 결정에 따라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P플랜으로 간다면 일부 은행은 900억∼1200억원 추가 손실액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의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은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낮은 자본규모를 고려하면 기존 은행권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또한 국내 시중은행의 대부분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앞서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를 출시하며 대응 준비도 마친 상태이다"고 말했다. 다만 조달 경쟁 압력이 커질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