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전자담배 액상속 발암물질, 기화하면 최대 19배 함량 높아져"
전자담배 니코틴 액상을 가열하면 제품에 따라 발암물질 함량이 최대 19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 궐련형 담배와 전자담배 에 대해 흡연 시 입안으로 들어오는 연기에 포함된 유해성분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4년부터 식약처가 궐련 및 전자담배 중 유해성분 분석법을 개발한 이후 정부차원에서 실시한 첫 번째 조사다. 궐련담배는 제조시기에 따라 성분함량 등이 달라질 수 있어 전국 7개 권역 담배판매점 20곳에서 수거한 담배(5개제품)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니코틴, 타르, 벤젠 등 45개 유해성분에 대해 국제표준방법(ISO)과 캐나다 정부가 사용하는 HC분석법(Health Canada법)에 따라 분석했다.
전자담배는 온라인 및 판매매장에서 수거한 35개 제품을 대상으로 전자담배에서 검출되는 유해성분 중 인체에 유해하다고 알려진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등 7개 성분을 지난해 분석했다. 특히 전자담배의 경우 세계적으로 분석법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2015년 자체적으로 극미량의 유해성분까지 분석할 수 있는 질량차추적법(mass change tracking approach)을 개발해 결과의 정확성을 높였으며, 2개 전문 분석기관과 공동 검증했다.
분석결과 전자담배 35개 제품에서 유해성분으로 알려진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아세톤, 프로피온알데히드 등 5개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가장 치명적인 발암물질로 분류한 1군에 속한 성분 중 하나다. 동물실험과 사람 대상 역학조사 결과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판단될 때 1군으로 분류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2군A 발암물질이다. 유해성분 검출 수준은 궐련담배 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일부 전자담배 제품은 궐련담배의 연기에 포함된 함량보다 낮은 수준이었지만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성분이 액상 상태일 때보다 연기 상태에서 각각 최고 19배, 11배 증가했다.
궐련담배는 담뱃갑에 표시된 9개 성분과 카르보닐류, 유기화합물, 페놀류 등 36개 성분 등 모두 45개 성분의 연기 중 함량을 조사한 결과 해외 유통 담배의 성분이나 검출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제표준방법에 따라 담배갑에 함유량이 표시된 성분인 니코틴과 타르를 분석한 결과, 담배갑에 표시된 값 이내로 나타났다. 또한 담배갑에 성분명만 표시된 벤젠, 나프틸아민은 검출됐지만 비닐클로라이드와 중금속인 니켈, 비소, 카드뮴은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국내 담배갑에 표시되어 있는 성분은 아니지만 국제 암연구소(IARC) 발암물질 분류에서 그룹1~2B에 해당하는 성분인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카테콜, 스티렌, 1,3-부타디엔, 이소프렌, 아크로니트릴, 벤조피렌, 4-아미노비페닐이 각각 검출됐다.
식약처는 궐련담배와 전자담배에 대해 분석할 유해성분을 확대하는 한편 위해평가도 실시 중이다. 궐련담배는 제품 자체에 포함된 각종 첨가제 및 잔류 농약 등에 대해 2018년까지 23개 성분을 추가로 분석하고 전자담배는 제품 및 연기 중에 함유된 벤젠, 톨루엔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내분비장애물질인 프탈레이트 등 13개 성분을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그간 조사한 궐련담배 연기에 함유된 45개 유해물질에 대해 각 성분별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이르면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게자는 "이번 분석결과를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공유해 제품관리 및 금연정책 등에 활용토록 할 예정"이라며 "성분표시, 분석법 개선 등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담배 유해성분표시 등의 제품관리와 담배 유해성분 공개 등의 금연정책에 활용돼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