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전기자전거용 배터리팩(왼쪽)과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18650 배터리. /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자전거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SDI는 자사 리튬이온 배터리가 세계 전기자전거용 시장에서 점유율 27%를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전기자전거 세계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3200만대 수준이던 세계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2015년 4000만대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약 90%가 중국에서 판매됐고 유럽과 미국이 그 뒤를 이었다.
전기자전거 판매량이 늘어나며 전기자전거용 배터리 시장도 기존 납축전지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환되는 추세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납축 배터리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가볍기 때문이다. 에너지 밀도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더 높아 납축 배터리와 같은 크기에 더 많은 전기를 담는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현재 전기자전거 시장의 납축전지 사용률은 80%가 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로의 전환률은 2015년 15%에서 2016년 17%로 증가했으며 올해 18%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자전거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2억1400만 셀이며 삼성SDI는 5700만 셀을 차지해 시장 점유율 27%를 차지했다. 2015년 4500만 셀을 판매했던 것에 비해 판매량이 28% 늘어났는데 삼성SDI는 유럽과 일본 등의 시장을 적극 공략한 성과라고 해석했다.
커져가는 세계 시장에 비해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자전거 수는 약 1만7000대에 그쳤다. 하지만 삼성SDI는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의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국 자전거 보유 대수가 1126만대에 달하며 내년 3월부터는 전기자전거가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전기자전거가 안전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별도의 면허 없이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지난달에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에 세부기준이 마련되는 내년 3월부터는 페달 보조 방식 전기자전거에 한해 총 연장 2만㎞에 달하는 자전거도로와 차선 이용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향후 삼성SDI의 리튬이온 배터리 판매량 증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삼성SDI는 자사 리튬이온 배터리의 강점에 대해 "작은 크기와 고용량, 긴 수명이 특징"이라고 답했다. 삼성SDI는 지름 18㎜, 높이 65㎜를 의미하는 '18650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자전거용 배터리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납축 배터리에 비해 부피가 절반에 불과하지만 수명은 3배 이상 길다. 배터리 크기가 줄어들며 전기자전거 디자인도 개선됐다.
삼성SDI는"노트북에는 원형 배터리가 3~6개 들어가지만 전기자전거에는 수십 개가 들어가기에 시장 잠재력이 크다"며 "교통 체증이 매우 심하고 언덕과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는 전기자전거가 잘 맞는다. 내년 3월 법률이 시행되면 국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