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박 회장이 산업은행에 최후통첩을 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기한을 일주일 앞둔 산업은행에 '데드라인'을 통보한 것이다. 다만, 향후 매각 건이 불발되면 다시 권리를 행사할 여지를 남겨놓는 등 치열한 수 싸움을 통한 장기전을 예고했다.
12일 금호아시아그룹은 "산업은행에 그동안 요구했던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내용에 대해 17일까지 회신이 없을 경우 이번에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최종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달 14일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을 이달 19일로 확정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그동안 절차상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소송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이번에는'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이 불발되고 향후 다시 매각이 추진될 때를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과 산업은행간 우선매수권 보유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이 한번 소멸해도 6개월 후까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부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은 소송을 진행하며 더블스타와의 매각절차를 지연시키는 한편, 우선매수권을 다시 행사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금호그룹은 컨소시엄 허용과 매매조건 확정에 대해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에 아무런 기여도 없었던 더블스타에는 컨소시엄을 허용(6개사)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정상화에 기여가 인정돼 우선매수권이 확정된 금호그룹에는 컨소시엄을 허용해 주지 않는 것은 명백히 불공정하며 이율배반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컨소시엄이 먼저 허용되지 않는다면 검토조건부로 컨소시엄에 참여할 전략적투자자(SI)는 없다"며 "금호그룹이 오로지 재무적 투자자(FI)만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한다면 이는 국내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금호그룹 전체에 미칠 파급력이 큰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