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생력을 갖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선 창업, 성장, 재기의 단계별 주기에 맞춰 성장기반을 탄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단이 갖고 있는 전문성을 발휘해 '소상공인·전통시장의 싱크탱크' 역할에 충실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을 이끌게 된 김흥빈 이사장(사진)이 취임 100일을 맞아 '환골탈태'하겠다며 지난 14일 강조한 말이다.
소진공의 이사장이 2014년 1월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이 합쳐져 새로 출범한 뒤 출입기자들 앞에 공식적으로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이사장은 또 스마트폰 세대에 맞춘 온누리전자상품권, 소상공인 창업을 돕는 크리에이터 제도, 소공인 시제품 제작소, 빅데이터 기반의 소상공인 경영지원 플랫폼 구축 등 신사업 구상도 내놨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뉴노멀 시대엔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소상공인은 '복지' 문제로도 바라볼 수 있다. 사회적 비용을 들여서라도 (생존해 나갈 수 있는)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소기업청장을 끝으로 공직에 있다 소진공으로 자리를 옮긴 김 이사장이 지난 100일 동안 현장에서 찾은 답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 이사장의 발걸음은 주로 현장에 머물렀다. 상황도 그럴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월 15일 여수수산물시장에서 불이 났다. 지난달 19일엔 인천소래포구어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지원기관 수장으로서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야했던 것이다.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과 매년 수 백곳씩, 3년 주기로 전통시장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워낙 노후화된 곳이 많아 화재에 취약할 수 밖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화재 피해를 거울삼아 예방과 대응에 만반의 준비를 다해 나갈 것이다."
소진공은 올해 도입한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을 올해 말까지 1만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1600여 곳의 전통시장내 점포가 이 상품에 가입했다.
소상공인들의 장기적 성장기반 마련도 절실했다.
김 이사장은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고 소상공인들의 경영역량과 자생력을 높이는데 가장 먼저 초점을 맞췄다.
그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통해 희망 교육생에게 16주간의 점포체험기간 동안 고품질의 컨설팅이 가능한 멘토링 풀을 만들어 창업을 돕고, 법률·세무·수출 등으로 컨설팅 분야를 확대해 역량을 강화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시범 사업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특성상 폐업이 잦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재창업과 전업 지원도 힘썼다.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취임 100일 동안 밑그림은 충분히 그렸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전통시장의 지속적 발전으로 국민경제에 기여하자'는 새로운 미션을 제시했다.
▲고객현장(소통) ▲변화와 혁신 ▲도전 ▲상생 ▲협력 등 5대 핵심가치도 내놨다.
김 이사장은 "공단이 강점을 갖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 정책연구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청년상인들을 중점적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면서 "새롭게 발굴한 신규사업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시켜 소상공인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소진공 조직도 5본부, 18실, 1연구소(6팀)에서 5본부, 18실(11팀)로 대폭 개편했다.
이사장 직속으로 전략경영실을 신설해 인재경영팀, 홍보팀, 전략팀을 포함시켰다. 또 청년상인팀(상권육성실), 소상공인총괄팀(소공인지원실), 금융총괄팀(기금관리실), 정책개발팀(정책연구실)도 꾸렸다.
김 이사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소상공인·전통시장 정책연구기능을 극대화하고, 청년상인 육성 중점 추진 및 소상공인 현장지원 기능을 강화했다"면서 "더불어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인력개발 체계 구축도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소진공은 그동안의 소상공인·전통시장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새 정부의 정책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605만 소상공인과 1500여개 전통시장을 지원하고 있는 소진공은 약 2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집행하는 중소기업청 산하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