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의 목표는 1등이 되는 것이다. 시장을 주도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윤종규 회장이 그리는 KB금융지주의 미래이다. 그는 지난 14일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키로 하는 통 큰 베팅을 했다.'현대증권'품에 안은데 이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또 다른 승부수다. KB금융을 한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로 만들겠다는 윤 회장의 야심 찬 행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KB금융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KB손보와 KB캐피탈 보통주식에 대해 선 공개매수 후 잔여지분에 대해 주식교환을 하는 방법으로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KB금융은 KB손보 지분 39.81%, KB캐피탈 지분 52.02%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 미보유지분 전체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해 지분확보에 나서고, 이에 응하지 않은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작년 현대증권의 사례와 같이 주식교환을 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자회사 지분확대를 추진하면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최대한의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공개매수와 주식교환을 동시에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는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다.
공개매수가 끝나면 윤 회장은 은행, 비은행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비율로 여겨지는 6 대 4라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두 회사가 KB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가 되면 KB금융지주의 재무현황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기준으로는 24%, 순이익 기준으로는 43%로 올라간다.
윤 회장은 비은행부문 강화에 공을 들여 왔다.
지난 2014년 3월 20일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6월 24일에는 업계 2위권 손해보험사인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작년 5월 31일에는 현대증권을 인수해 잔여지분에 대한 주식교환을 통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통합 KB증권을 출범시켰다.
이미 윤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모든 계열사가 한 팀이 되어 그룹 시너지가 극대화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었다.
그는 "그룹의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그 동안 열세였던 보험과 증권부문에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며 "올해부터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 겸직을 시작하는 자산관리(WM)과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은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KB만의 시너지 창출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는 과거의 방식으로는 고객을 만족하게 할수 없다"며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를 갖춘 파이낸셜 어드바이저(Financial Advisor)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실탄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KB금융지주는 서울 명동에 있는 KB국민은행 본점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도 팔 생각이다.
윤 회장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물 안 개구리식'경쟁에서 벗어나 뉴노멀(New Normal)시대에 대비하지 않으면 KB금융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KB금융의 미래를 구글, 애플, 아마존 등과 같이 집단지성에서도 찾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해 창립 8주년 기념식에서 "지금 KB 내에는 '미래 10년'에 대한 논의와 토론이 활발하다"면서 "당장은 서툴고 힘들겠지만 이런 노력이 쌓이고 구체화되면 KB만의 장점을 살린 차별화된 위닝슛(Winning Shot)이 반드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