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조선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중공업은 4개 회사로 분할해 사업 내실 다지기에 나섰고, 대우조선해양은 회사채 상장폐지에 이어 주식까지 상장폐지의 길을 걷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중공업은 주식 거래를 중지했다. 현대중공업을 4개사로 분할하는 작업을 위해서다. 이번 분사(分社)는 전기·전자와 건설장비 등 비(非)조선 사업을 떼어내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다음달 10일이면 현대중공업은 현대일렉, 현대 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된 4개 회사가 재상장하게 된다. 앞서 현대그린에너지(신재생 에너지 사업)와 현대 글로벌 서비스(선박수리 및 사후관리)는 지난해 12월 현물출자 방식으로 본사에서 비상장 회사로 분리됐다.
결국 투자자의 관심은 분할 후 재상장되는 네 개의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 기존 주주는 재상장 후 분할비율 대로 현대중공업 74.6%,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 15.8%, 현대일렉트릭 4.9%, 현대건설기계 4.7%를 보유하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분할상장으로 인해 주가가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분할을 위한 거래정지에 앞서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두 달사이 35% 이상 상승한 바 있다. 그간 현대중공업의 복잡한 사업구조가 주가의 할인요소로 작용한 만큼 현대중공업이 순수 조선·해양 업체로 거듭난다면 투자 매력도가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상장으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21만원(현재 16만5000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으며 "원자재를 그룹사가 공동구매 한다는 점에서 원가구조가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뛰어난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 정유, 기계업종의 주가상승에 따른 가치(valuation)배수 상승과 분할로 인한 자본증가 효과(자사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경영난으로 지난해 7월부터 주식거래 정지 처분을 받은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내홍과 외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3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가 상장폐지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이유에서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5종목에 대해 지난 30일부터 매매거래를 중지하고 7거래일간 정리매매기간을 거친 후 13일 회사채를 상장폐지한 것. 이로써 1만원(액면가)에 거래되던 채권값이 3000원대까지 추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폭탄'을 떠안게 됐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주식까지 상장폐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장폐지는 대우조선해양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에 투자한 9만여명의 소액주주들의 피해액도 상당하다. 대우조선해양의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보유 주식수는 1075만주로 보유한 주식을 현재 주가(거래 중단 당시 4만4800원)로 산정하면 약 4816억원 규모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대우조선해양 A사원은 "2015년 12월에 상여금 대신 우리사주를 직원 90%이상이 반강제적으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저가수주로 인해서 직원들은 바쁘게 일하는데 실적은 마이너스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경영진들 때문에 우리도 불안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향방은 오는 9월에 결정될 예정이다. 그때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상장폐지 요건들을 해소하지 못하면 거래소는 상장폐지를 위한 심의에 돌입한다. 주요 심의대상은 분식회계와 배임.횡령 등에 대한 경영투명성과 재무건전성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가 될 것이다.
거래소는 "개선기간 종료 후 15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개선계획의 이행 및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를 심의할 것"이라며 "개선기간 중 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등이 있다면 개선기간 종료 전이라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