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로 태어난 쿠팡과 티몬, 위메프 등이 지난해 매출을 끌어올리며 건실한 외형 성장을 이뤘다. 반면 지속적인 투자로 적자의 늪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쿠팡은 올해 물류인프라 구축과 아이템마켓에 집중해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다. 티몬은 신선식품과 여행 카테고리, 위메프도 신선생과 최저가 판매에 각각 집중할 계획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은 매출액 1조9000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8000억원이 늘었다. 티몬은 2015년보다 1959억원을 더 벌어들여 2860억원을 기록했다. 위메프는 전년보다 70.5% 성장한 3691억원을 벌었다.
총 매출만 살펴보면 외형적으로 3사 모두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업손실은 전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영업손실만 따져보면 쿠팡은 5652억7000만원, 티몬은 1585억원, 위메프는 6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영업손실액과 비교해보면 위메프를 제외하고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쿠팡 5470억1300만원, 티몬 1419억원, 위메프 1424억4800만원이다.
장기적인 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한 몫 한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까지 73만m²의 물류인프라를 구축했고, 쿠팡맨 배송지역을 85%로 확대했다. 아이템마켓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집중 사업 분야다.
쿠팡 관계자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약 1.7배 증가했으나 손실액은 전년도와 큰 변동이 없다"며 "고객에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대담하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몬의 슈퍼마트 냉장·냉동식품 판매 이미지. /티켓몬스터
티몬의 경우 직매입서비스인 신선식품 '슈퍼마트'와 '여행' 사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영업손실 1585억원 중 600억원은 슈퍼마트와 여행에 투자한 결과라고 티몬측은 설명했다.
슈퍼마트의 경우 취급품목에 생필품은 물론 냉장·냉동과 신선식품을 확대하며 물류와 콜드체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총매출 2860억원에서 슈퍼마트의 상품매출은 149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가 성장했다.
티몬 관계자는 "생필품 마트인 슈퍼마트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외형적인 확대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전략하에 가전 등의 객단가 높은 카테고리를 넓히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객단가가 높은 카테고리는 여행이다. 티몬은 항공권 티켓 예약서비스와 전세계 호텔예약시스템을 완비하고 액티비티 상품과 연계한 티몬패스 등을 구축했다. 여행상품을 통해 매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신현성 티몬 대표는 "지난해 의미있는 성장과 투자를 통해 트래픽 등 사용자 확보는 물론 시장에서 롱런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한다"며 "신규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비용 이외에 기존 중점 사업에서의 손실은 계속 줄고 있어 효율화를 갖춘 성장동력을 발판으로 올해 크게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영업손실을 크게 줄인 위메프도 신선식품 직매입 '신선생'과 '최저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향후 수익성을 창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신선식품 전문관 '신선생'과 신발 편집 매장 '슈즈코치'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직매입 서비스를 늘린 위메프는 직매입 서비스가 3사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또 최저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싼 값'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어 기존 고객들의 재구매율 증가와 신규 구매자수의 견조한 상승 등이 실적에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위메프가 특정한 일에 '데이' 프로모션을 내세우는 것도 한 몫한다. 반려동물데이, 디지털데이, 완구데이 등 매월 특정한 일을 정해두고 관련 상품을 모아서 '싼 값'을 내세우는 이벤트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올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성장을 위한 외연 확장에 더욱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최저가로 발생되는 수익을 고스란히 고객의 혜택으로 되돌리는 등 가격 경쟁력에 기반해 기존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새로운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셜커머스의 사업을 접고 이커머스로서의 사업을 전환한 3사 모두 아직까지는 직매입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경우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분야별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직매입서비스인 로켓배송 매출이 약 88%, 중개수수료가 약 11%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에 기록된 쿠팡의 지난해 수수료 및 기타매출액은 2112억100만원이다.
티몬은 지난해 직매입 서비스가 매출의 52%를 차지하며 1492억원을 벌어들였다. 위메프 또한 전년보다 105%나 늘어나 2043억48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이커머스의 기본 수익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중개수수료에서의 실적은 아직까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티몬의 중개수수료는 전년보다 64% 증가한 1368억원, 위메프는 41% 증가한 1647억5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