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및 기업은행 1분기 외화환산이익 추정
"땡큐 트럼프! (Thank you, Trump!)."
KEB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큰 절을 하게 생겼다.
올해 초만 해도 달러 강세가 대세였다. 모건스탠리, 캐나다 투자은행인 RBC캐피털마케츠 등은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300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해 말 1208원 하던 원·달러 환율은 1월 초만 해도 1달러당 122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슬금슬금 내려가던 환율은 3월 말 달러당 원화는 1116원까지 하락했다. 무려 92원이나 하락(원화값 상승)한 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이 순탄치 않게 전개되면서 정책 실행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달러 약세를 부추긴 것이다.
19일 은행권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이 1분기 원화 강세 덕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해외 법인 관련 외화 표시 주식을 갖고 있다. 하나은행은 1분기 중 1144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도 일부 환헷지한 지분을 제외하면 338억원 규모의 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유가증권 매각 이익과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관련 이익, 원화강세에 따른 외화환산 이익 등 일회성 요인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충당금 부담에 대한 완충작용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값이 떨어지면 외화부채의 원화 환산액을 줄여 자연스럽게 외화환산이익을 가져다 준다. 이는 직접적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계장부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원화값이 오르면 시중은행들의 자본건전성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최근 처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값 상승)하면 외화자산의 부실규모에 대한 원화 환산액이 줄어든다. 지난해 말 기준 6개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규모는 65억 달러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