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5%가량은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빌린 돈으로 확인됐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금은 102조1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두 달 동안만 5조917억원(5.2%)이나 증가했다. 전년 동기 증가액인 3조3798억원 대비 50.7%나 많은 규모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은행의 대출심사를 강화토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이른바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기업대출 증가액은 지난 2014년 4조6919억원, 2015년 12조9214억원, 2016년 19조9747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비은행권 기업대출금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액은 84조9103억원으로 전체의 83.1%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빌린 돈이 포함된 금액이다.
금융기관별로는 상호금융이 40조38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저축은행이 25조14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기준 저축은행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7.57%.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3.49%)와 비교해 두 배를 넘어선다. 향후 미 금리 상승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이번 통계는 병원 등 공공기관과 정부까지 포함하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산업대출(지난해 말 178조7815억원)과는 다른 것이다.
[표]비은행예금취급기관 기업대출금
연도 /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기업대출금 / 증가액
2014년 / 64조1336억원 / 4조6919억원
2015년 / 77조550억원 / 12조9214억원
2016년 / 97조297억원 / 19조9747억원
2017년 2월 / 102조1214억원 / 5조917억원(1∼2월 기준)
출처 : 한은 경제통계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