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돼지 3형제와 엄마 돼지가 있다. 엄마 돼지는 열심히 돈을 벌어 밥을 먹이지만 자식들은 항상 배고파했다. 엄마 돼지는 결단을 내렸다. 전 재산의 반을 떼어 주고 첫째 돼지를 독립시키는 것. 첫째 돼지는 돈을 받고 집을 나갔고, 덕분에 남은 두 형제는 항상 배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자사주 소각을 빗댄 표현이다. 여기서 엄마돼지는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기업을, 아기돼지는 주주들을 말한다.
이처럼 기업이 자사주 소각을 하게 되면 속된 말로 주주들이 나눠먹을 게 많아진다. 3명이서 나눠야 할 것을 2명이서만 나누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엄마 돼지가 첫째 돼지에게 너무 많은 돈을 쓰면 당장에 생활이 곤궁해질 수 있다. 계속 돈을 벌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엄마돼지가 몸이 안 좋아질지, 회사에서 쫓겨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시가 47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올해 가장 큰 관심사였던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했음에도 그 영향을 상쇄할 정도로 파급력이 대단했다.
주가도 이에 화답했다. 삼성전자를 '팔기'바빴던 외국인들이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주가는 최근 7거래일 동안에만 10% 이상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매일 경신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 결정은 올해부터 삼성전자가 공언한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다. 실제 자사주 소각은 이익전망치는 그대로인데 주당 순자산가치(EPS)가 상승하기 때문에 기업의 주가 밸류에이션(가치) 매력이 커지게 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 삼성전자의 EPS는 기존전망치 대비 각각 7.6%, 1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사주 소각에 앞서 매입에 쓰인 비용이 크다면 기업의 재무구조가 약화되는 등 부작용도 있다. 삼성전자는 약속한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위해서는 신규로 보통주 90만주와 우선주 22만 5000주를 장내 매수해야 한다. 이에 드는 비용만 2조원이 넘지만 삼성전자의 자본총계가 192조원인 점, 반도체 사업이 여전히 건실하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현재 시기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실보다 득이 많은 '신의 한 수'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결정은 지주사전환 포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측은 "지주사 전환을 검토한 결과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계획을 폐기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자사주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보통주 1798만주 우선주 3229만주)를 올해 50%, 내년 50% 소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주당 7000원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분기 중간배당' 약속도 지켰다.
삼성전자가 약속한 자사주 소각규모를 이행하고,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간다면 삼성전자의 주주들은 더욱 배부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