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실시해 9일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는 당선인을 비롯해 대체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예측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 4~5일 양일간 진행된 사전투표 출구조사가 반영되지 않아 실제 득표율 정확도는 차이가 있었다.
투표 당일 오후 8시 투표시간 마감과 함께 공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41.4%를 득표해 23.3%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18.1% 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3사가 방송협회와 구성한 '방송사 공동 예측조사위원회'(KEP)에서 전국 17개 시도의 투표소 330곳에서 유권자 약 9만9000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였다. 95%의 신뢰도에 표본오차는 ±0.8% 포인트였다.
이 같은 예상치는 실제 득표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표가 42.06%가 넘어선 밤 12시 15분기준, 문 후보는 39%대를 얻어 40%에 육박하며, 26%대를 득표한 홍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번 출구조사는 과거 예측조사와는 다르게 단순한 예상 당선자와 득표율 조사에서 그치지 않고, 깊이 있는 투표자 조사를 통해 표심을 심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심층출구조사'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선택한 후보, 후보 결정 시점과 이유, 차기 정부의 과제, 탄핵 등 주요 사회 현안에 관한 의견 등 총 16개 문항을 심층 조사했다.
변수는 사전투표다.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107만명(26.06%)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행사했지만, 출구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사전투표자의 지역·성별·연령 등 자료를 받아 출구조사 결과에 반영하며 사전투표 결과를 보정하는 작업을 거쳤다.
방송사 출구조사는 1996년 총선 때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지역별 변수가 많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잘못된 예측을 내놓아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대선의 정확도가 총선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2012년 18대 대선 때 박근혜 후보 50.1%와 문재인 후보 48.9%로 조사됐고, 실제 박 후보는 51.6%, 문 후보는 48.0% 득표했다. 2007년 대선 때는 KBS·MBC 출구조사에선 이명박 후보 50.3%, 정동영 후보 26.0%, SBS 조사에선 이명박 후보 51.3%, 정동영 후보 25.0%로 나와 이명박 후보 48.7%, 정동영 후보 26.1%로 나온 실제 개표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출구조사는 KEP가 1650명의 조사원을 투입해 진행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각 투표소 출구에서 50m 떨어진 지점에서 투표자 5명마다 1명에게 어떤 후보에게 투표했는지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