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이어 은행권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앞세워 금융회사들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상품을 준비 중이지만 기존 트레이딩 시스템이나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데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실시된 제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는 총 34개 참여 업체에서 제출한 42개 알고리즘을 대상으로 사전심사와 본심사를 진행한 결과 최종 23개 업체의 28개 알고리즘이 통과해 이달 중 상용화될 예정이다. 지금은 20개 RA를 대상으로 2차 테스트베드가 진행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 5곳이 1차 테스트베드에 참여했다.
NH농협은행의 'NH로보-프로(Pro)'는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로 이번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시중은행들 중 유일하게 외부 전문업체와의 컨소시움 없이 자체개발했지만 적극형 운용수익률에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은 "NH로보-프로는 퇴직연금 업계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로 연금설계 시뮬레이션 결과를 퇴직연금 자산배분에 연동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이번 테스트베드 참여 결과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의 추가 고도화를 통해 향후 비대면 서비스로의 적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역시 디셈버앤컴퍼니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한 '신한 엠폴리오'가 1차 테스트베드를 통과했다. 신한 엠폴리오는 적극투자형과 위험중립형의 '위험대비 수익성 지표'(샤프지수) 부문에서 성과가 우수했다.
그간 거액 자산가에게만 제공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대중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지만 막상 전망은 밝지 않다.
일반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라고 하면 스스로 경제 상황을 판단하고 이에 따른 투자로 마이더스의 손과 같은 슈퍼로봇을 떠올리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박강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다양한 경제지표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예측모델과 종목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트레이딩 전략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최적의 모형이 만들어진다"며 "예측모형을 만드는 것은 매우 고난이도의 작업이고 개발된 모델들의 정확도도 매우 낮아서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포트폴리오와 시스템 트레이딩을 합친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경험이 부족해 예측모형을 단시간 내에 개발하기는 어렵고, 개발할만한 인력도 매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급성장 중인 미국에서도 아직 수익으로는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가장 선도업체라는 베터먼트도 자산규는 아직 50억 달러에 머물고 있으며, 운용비용 3000만 달러에 비해 수수료 수익은 800만 달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