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왼쪽부터)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김영순 롯데기공 대표가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오픈식에 참석했다.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과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롯데그룹 계열사 3사가 자사의 핵심 기술을 한데 모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편의점'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핵심 전략으로 강조한 '4차 산업혁명'의 일환이다.
16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국내 최초의 무인 편의점이다. 바이오 인증 게이트와 무인 계산대, 전자 가격태그, 담배 자판기 등이 마련돼 있어 카운터 공간이나 별도의 계산원이 없이 이용 가능하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전경. /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움직이는 핵심 기술은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 '핸드페이'(HandPay)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핸드페이는 사람의 신체 일부로 결제가 가능한 바이오페이(BioPay)의 일종이다.
핸드페이는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암호화된 난수값으로 변환, 롯데카드에 등록한 후 결제시 간단한 손바닥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 및 물품 결제가 가능해 진다.
현재는 롯데카드 소지자에 한해서만 정맥 인증 및 점포 이용이 가능하다. 향후 롯데카드 외에도 다양한 카드사와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이번 핸드페이 적용을 시작으로 향후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 주요 매장을 중심으로 핸드페이 전용단말기 설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 고객이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바이오 인증 게이트를 지나고 있다. /코리아세븐
점포 출입은 '바이오 인식 스피드게이트'에서 통제된다. 핸드페이 정보 등록을 거친 고객에 한해 출입 권한이 자동 부여되며 사전 승인 절차 없인 출입이 불가능하다.
결제는 '무인 계산대'에서 이뤄진다.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무인 계산되는 360도 자동스캔 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으면 상품 바코드 위치와 상관없이 360도 전 방향 스캔을 통해 인식한다.
무인 계산대에는 스스로 학습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됐다. 예를 들어 사과와 당근 등 현재는 판매되지 않는 신선식품도 모양과 무게, 크기 등을 학습한 뒤 상품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담배 자판기도 눈에 띈다. 현재 국내법상 담배를 판매하기 전 판매자는 신분증과 신용카드를 확인해 성인인증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담배 자판기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같은 인하우스점포(회사건물 내에 입주한 점포)에 한해서만 당분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관계 법령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성인인증 시스템과 동일해 청소년들의 담배 구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롯데측의 설명이다.
한 고객이 무인 계산대와 핸드페이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코리아세븐
전자 가격표, 스마트 CCTV 등도 도입됐다. 전자 가격표에는 기본적인 상품 정보(상품명·판매 가격)외에 행사 정보, NFC, QR코드가 삽입, 이를 이용한 모바일 연동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지능형 CCTV는 영업 시간외 비인가자의 무단 출입을 막는다. 또 화재로 인한 연기 발생시 이를 감지하고 알람을 통해 안전관리도 돕는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쇼핑 환경 변화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1년 가까지 쉼없이 달려와 국내 최초로 무인 편의점을 선보였다"며 "한국 유통 발전에 기여하고 새로운 쇼핑 체험을 제공하는 맞춤형 매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