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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실속형 제품으로 숨고르기

LG전자가 'X400(사진)' 등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며 실속 챙기기에 나섰다. /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준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애플의 1위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해외 시장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4위 기업인 중국업체 ZTE(6.9%)와의 격차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LG전자와 ZTE의 미국 시장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1분기 10.6%에서 올해 1분기 13.1%로 벌어졌다.

LG전자의 1분기 점유율 확대는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V20이 꾸준한 인기를 얻는 동시에 보급형 제품군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LG전자는 2분기인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신형 전략 스마트폰 G6를 미국에 선보였다. 바로 다음 분기 G6 출시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기존 제품들을 선택한 것이다.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LG전자 관계자는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전 분기 대비 5% 늘어난 1480만대"라며 "X시리즈와 K시리즈가 인기를 끌며 판매량 확대를 뒷받침했다"고 자평했다.

실속 강화를 위한 LG전자의 노력은 조성진 부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올해 단독 대표이사에 취임한 조 부회장은 "플랫폼을 단순화하고 단위별 생산량을 늘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라인업 간소화와 부품 공유 등 원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지속 내놓은 바 있다. 이 결과로 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K시리즈(글로벌)와 X시리즈(국내)로 개편됐다. 프리미엄 제품과 보급형 제품의 규격을 통일해 부품 공유도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초에는 보급형 스마트폰 X시리즈 신제품도 연이어 출시했다. 30만원대 가격에 'X300'과 'X400'이 판매를 시작했는데 해외에서는 각각 'K8'과 'K10'으로 선보인 제품들이다. 보급형 제품군에 맞지 않게 지문인식과 1300만 화소 카메라, 32GB 저장공간을 갖추는 등 가격대 성능이 뛰어나 인기를 끌었다. 오는 6월에는 45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X500'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G6에 적용된 풀비전 디스플레이도 차기 보급형 제품에 탑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용성을 높이는 3위 전략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에도 적용됐다. LG전자는 G6를 미국 시장에서 672달러(약 75만원)에 선보였다. 이는 89만9800원인 국내 시장보다 약 14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현지 소비자들의 실 구입가격은 더 낮아진다. 미국 4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은 24개월 약정 조건으로 G6을 480달러(약 53만원)에 판매 중이다. 버라이즌에서 비슷한 시기 출시된 갤럭시S8 플러스(840달러·약 94만원)의 반값인 셈이다.

2017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LG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강화하고 나선 배경에는 현실적인 고민이 깔려있다. 삼성·애플과 스마트폰 시장 1위 경쟁을 벌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LG전자 MC사업부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케팅 비용 등으로 당분간 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시장의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부담할 형편이 안 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핵심 기술력을 모두 확보하지 못했기에 프리미엄 시장에서 LG전자 경쟁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LG전자는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등을 그룹 내에서 조달받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운영체제(OS)는 외부 기업에 100% 의존하고 있다. 타사 제품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성능을 더 빨리 보여야 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성능을 내세운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도 문제다. 지난해 1분기 글로벌 시장 5위였던 LG전자 순위는 올해 더 내려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3.9%로 6위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21.3%로 1위, 애플은 13.5%로 2위를 기록했고 화웨이(9.2%)·오포(6.8%)·비보(6.1%) 등 중국 제조사들이 뒤를 이었다. 샤오미(3.5%)와 ZTE(3.2%), 레노보(3.1%) 등도 LG전자를 맹추격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계속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며 1등 따라잡기 전략을 펼친다면 막대한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프리미엄 시장에 들이는 힘을 줄이고 실속형 제품은 강화해 체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가별 라인업을 간소화하고 수익성이 검증된 중저가 모델 라인업을 늘려 매출과 수익 모두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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