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이용객 수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1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메르스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2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면세점 이용객은 내국인 270만5000명, 외국인 99만8000명 등 총 370만4000명으로 추산된다. 내국인은 3월 253만4000명보다 6.8%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은 123만5000명에서 19.2% 감소했다.
전체 이용객은 전월보다 1.7% 감소했다. 외국인 월간 이용객은 지난해 8월까지 190만명을 넘기도 했으나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월 168만2000명, 2월 163만3000명, 3월 123만5000명으로 각각 집계되며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3월 15일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 시행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2월에 비해 4월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은 38.9% 감소했다.
한편 이같이 외국인 매출은 줄어들고 있지만 내국인 매출은 늘었다. 지난달 국내면세점의 내국인 매출은 2억9906만 달러 규모로 전월(2억6700만 달러)보다 12.0%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 매출은 5억9015만 달러로 전월(6억6495만 달러)보다 11.2% 감소했다. 2월(8억8254만 달러)과 비교하면 33.1% 줄었다.
4월 전체 매출은 8억8921만 달러로 전월(9억3195만 달러)보다 4.6%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1.5% 늘었난 수치다.
한편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인천공항 2터미널 면세점 3구역은 네 번째 유찰됐다. 임대료를 10% 추가로 낮췄지만 대기업 몫 DF3(패션·잡화) 구역에 참가신청서를 낸 업체는 없었다.
앞서 DF1(향수·화장품)과 DF2(주류·담배·포장식품) 구역은 각각 호텔신라와 롯데면세점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DF3 구역에 신세계디에프, 갤러리아면세점이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참여 업체가 없어 유찰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중복낙찰 금지 조건을 없애 롯데와 신라도 DF3 구역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시장 여건과 수익성이 좋지 않아 업체들이 공항면세점에 무리하게 뛰어들지 않고 있다"며 "사드 보복이 중단돼도 면세업계 시장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