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도내 제주시 한 주택에서 기르는 오골계의 일부가 폐사하는 등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나타남에 따라 3일 오전 도 재난대책상황실에서 원희룡 지사 주재로 방역을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제주도청
제주도가 도내 사육농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사례에 대한 긴급 대책에 돌입한 가운데, 해당 바이러스는 H5N8형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제주도 토종닭 사육 농가에서 폐사한 닭을 검사한 결과 AI 바이러스 H5N8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여부는 오는 5일께 나올 예정이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이 농가의 농장주는 지난달 27일 제주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서 오골계 중병아리 5마리를 구입했다. 그러나 이틀 뒤 5마리 모두 폐사했으며, 이어 지난 2일 기존에 키우던 토종닭 3마리까지 추가로 폐사하자 당국에 의심 신고를 했다.
도는 방역대책본부와 24시간 비상상황실 운영에 돌입했으며, 이날 오전 AI 방역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해당 차량과 인력, 사료차 이동까지 상세히 조사해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매뉴얼에 따른 철저한 검역과 이동제한 조치 등을 통해 AI 비상상황이 종식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현재 농장주의 집과 오골계 병아리 주변 4개 농가 닭·오리 1만2790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 중이다.
또한 차량과 사람의 이동을 통한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농가와 오골계 병아리 농장 주변으로 방역대를 설정하고, 주변에 이동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해 이동 제한 및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금농가 임사예찰과 정밀검사, 공항만 방역 강화, 가금·가금산물 반출 제한 등의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폐사한 오골계를 역학조사한 결과 전북 군산 서수면의 1만9000마리 규모 농가에서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농가에서도 AI 양성반응이 나와 살처분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편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것은 지난 4월 4일 충남 논산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한 이후 약 두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국에 AI가 창궐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 1일부로 위기 경보를 평시 방역체계로 전환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AI 의심사례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