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제주에서 제2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가 개최된다. 총 77개 회원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석하며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주제로 인프라 재원 확보 방안,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계획이다.
이번 총회는 아시아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한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를 독려하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 바 이를 위한 기업-금융기관-정부 간 협력체계를 긴밀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AIIB 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AIIB는 지난해 1월 중국 주도 하에 아시아 인프라 확충, 국제 금융시장 효율화 등을 목표로 설립됐다. 창립 1년 반 만에 아시아개발은행(ADB) 회원국 수(67개국)를 넘어섰다.
출범 이후 지난 5월 말 현재 총 13개 사업에 21억8000만 달러 규모의 융자를 제공했다. 에너지 관련분야가 전체 승인사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국별로는 아제르바이젠 등 아시아의 저개발국가에 집중됐다.
AIIB 사업의 세부항목별 투자 비중 및 AIIB의 국가별 투자 금액./한은
한은은 "중국 내부적으로 전세계적 범주에서 중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AIIB 설립을 주도했다"며 "다만 내부역량 부족으로 인해 단독사업 추진보단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 등 기존 다자간개발은행(MDB)과의 공동·협력 사업이 다수를 차지하는 등 운용실적 면에서 아직까진 제한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어 "전문 운용 능력의 부족, 중국 중심의 지배구조 등이 문제"라며 "다만 AIIB는 향후 아시아 인프라 개발 및 국제 투자시장의 효율성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심연정 한은 중국경제팀 조사역은 "AIIB가 국제사회로부터 글로벌 금융기관으로서 위상을 인정받기 위해선 차별적 사업전략을 통한 경쟁력 확보, 투명하고 균형 있는 사업추진 등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들이 AIIB를 통해 해외 인프라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금융기관-정부 간 협력체계를 긴밀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중국 등 여타 회원국과의 협력 강화 등 정치·외교적 측면에서도 꾸준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AIIB에 현재까지 가입한 다자간개발은행 중 가장 높은 4.06%의 지분율을 확보하여 가입국 중 중국(32.33%), 인도(9.08%), 러시아(7.09%), 독일(4.87%)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