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의 '메기효과'가 이젠 해외송금 수수료로 옮겨갈 전망이다.
다음달 해외송금 수수료 90% 인하를 선언한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외국환거래법 일부 개정으로 소액이긴 하지만 비금융사도 해외송금이 가능해진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은 해외송금시 금액 구간별로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은행 해외송금 수수료는 전신료를 포함한 국내은행 송금수수료에 해외 중개은행 중개수수료와 해외 현지은행 수수료까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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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에서 보통 500달러 이하를 해외로 보내면 5000원, 1만~2만 달러 이상은 2만5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여기에 전신료가 8000원 정도 붙는다. 따라서 고객이 내야 할 수수료는 소액을 보내도 최소 1만3000원, 많게는 3만원이 넘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초 본인가를 받는 자리에서 "해외송금 수수료를 기존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카카오뱅크를 통해 해외로 송금한다면 1000~3000원 안팎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시중은행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시중 은행들도 인터넷이나 자동화기기(ATM) 등을 통한 해외송금 수수료는 창구보다는 적다. 금액에 따라 3000~5000원의 수수료에 전신료 5000원이 붙는다. 창구 대비로는 낮지만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보다는 비싸다.
이미 케이뱅크가 예상밖 돌풍을 일으키며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예금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는 낮췄던 만큼 해외 송금 수수료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비금융사도 다음달 중순께부터 건당 3000달러 이하, 1인당 연간 2만달러 한도로 해외송금이 가능해진다.
시중 은행들도 행보를 빨리 하고 있다. 이벤트 형태로 송금수수료를 아예 면제해 주거나 자동 송금 서비스 등을 내놨다.
IBK기업은행은 비대면채널인 인터넷뱅킹과 모바일 아이원(i-ONE)뱅크를 통해 유학이나 외국인근로자 급여 등으로 원화 계좌에서 환전해 해외 송금하는 경우 송금수수료를 100% 감면키로 했다.
부산은행은 외화송금 전용계좌에 이체만 하면 은행을 따로 방문하지 않아도 해외로 자동 송금되는 'BNK 원샷(ONE SHOT)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이나 ATM 등을 통해 송금전용 계좌로 이체하면 미리 등록된 해외 계좌로 자동 송금되고, 문자메시지로 내역을 즉시 알려준다. 이와 함께 7월 말까지 송금수수료도 금액에 관계없이 5000원으로 일괄 낮추기로 했다.
한편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국내의 해외송금 규모 약 10조원(96억 달러)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으로 송금되는 규모가 가장 크며, 그 밖에 미국·홍콩·일본 등으로 주로 송금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