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카메라가 스마트폰 대세 스펙으로 자기매김하는 가운데 제조사별로 다른 작동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듀얼카메라가 적용된 아이폰7 플러스. /애플
'두 개의 눈' 듀얼카메라가 스마트폰 대세 스펙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각 제조사별로 다른 기술이 관심을 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하며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하나의 카메라만 장착한 채 화소 경쟁에 집중했지만 최근 카메라 모듈 기술이 1600만 화소까지 발전하면서 더 이상 화소 경쟁으로는 큰 차별성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TSR)는 지난해 4%였던 스마트폰 듀얼카메라 채택률이 올해 13%, 내년 21%로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듀얼카메라는 하나의 스마트폰에 두 개의 카메라 렌즈와 센서를 장착해 화각이나 화질을 개선한 방식이다. 2015년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에 전면 듀얼카메라를 채택하면서 국내외 제조사들에서 듀얼카메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LG전자는 이후 G5와 V20, G6에 후면 듀얼카메라를 탑재했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V30에는 전·후면 듀얼카메라를 담을 예정이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일반각 렌즈와 넓은 풍경을 담는 광각 렌즈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사진을 촬영할 때 이를 골라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듀얼카메라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중국 제조사들이다. 중국에만 머물다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만큼 기존 브랜드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하는데 듀얼카메라를 선택한 것이다. 비보는 V5플러스에 전면에 2000만 화소와 800만 화소 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셀피 촬영에서 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아웃포커스 기능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샤오미 역시 출시 예정인 미노트3에 듀얼카메라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 제조사 지오니는 지난달 전·후면에 듀얼카메라를 적용한 스마트폰 S10을 발표했다.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린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등 여타 제조사들도 듀얼카메라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작동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카메라를 채택했고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8에도 듀얼카메라를 담은 애플은 사진을 촬영할 때 두 렌즈를 모두 사용한다. 사용자가 사진을 찍을 때 일반각 렌즈와 망원 렌즈로 동시에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소프트웨어로 합성해 보여주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사진의 초점을 이동할 수 있어 배경을 흐리게 했다가 선명하게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원근감과 생동감을 높아지며 광학 줌도 용이해진다.
화질에 보다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올해 출시된 화웨이 P10에는 독일의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함께 개발한 듀얼카메라가 탑재됐다. 2000만 화소 흑백 카메라와 1200만 화소 고화질 카메라가 동시에 사진을 찍고 이를 하나의 사진으로 합성하는 방식이다. 보다 많은 빛을 담을 수 있는 흑백 카메라가 대상의 명암과 심도를 파악하고 다른 카메라는 색을 분석해 하나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에 비해 품질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도 중급 스마트폰 갤럭시C10과 하반기 플래그십 갤럭시노트8에 듀얼카메라를 장착한다. 1200만 화소 일반 렌즈 카메라와 1200만 화소 망원 렌즈 카메라를 사용해 광학 2배 줌을 구현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메라 모듈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려있지만 듀얼카메라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기술"이라며 "서로 다른 두 개의 사진을 합성해 고품질 사진으로 만드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각 제조사의 차별성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