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증시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서 외국인 '셀 코리아'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 A주는 상하이나 선전거래소에 상장돼 위안화로 거래되는 주식을 말한다.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8% 가량이다. 이번에 편입되는 중국 A주 종목 수는 222개로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3%다. 지난 3월 MSCI가 밝힌 편입 검토 대상 종목 169개에서 소폭 늘어났으나 기존(448개)의 절반에는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당장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대거 이탈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 A주의 MSCI 편입으로 중·장기적으로 20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당국도 상황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 중국A주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데 대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국A주의 MSCI 지수 편입 관련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실제 시행 시기와 신흥국 펀드 증가 추세,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수 끝에 中본토주식 MSCI 편입
20일(현지시간)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사는 6월 연례 시장 분류를 통해 중국 A주를 신흥국 지수에 편입했다.
MSCI 지수는 국제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로, 미국계 펀드 95% 정도는 이 지수를 활용해 펀드를 운용한다.
지수는 크게 미국·유럽 등의 선진국 지수(MSCI ACWI)와 아시아·중남미 지역의 신흥국 지수(MSCI EMF), 프런티어 시장 등으로 구분한다.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만 1조6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중 패시브 추적 자금은 2200억 달러, 액티브 추적 자금은 1조4000억원 가량이다.
시장에서는 경합 관계에 있는 한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
한국은 1992년 신흥지수에 편입됐지만 선진지수 편입은 9년째 좌절됐다. 이에 따라 한국과 함께 중국이 MSCI 신흥지수에 이름을 올리면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증시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22개 A주의 시총 5%가 최초 편입될 경우 EM 지수에서 해당 A주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0.73%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의 EM 지수 내 비중은 -0.2~0.3% 수준의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따라 패시브 추적자금에서는 약 5억5000만달러, 패시브와 액티브 합한 자금에서는 41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원화로 환산하면 각각 7000억원(패시브), 4조7000억원 규모다.
◆한국 증시 자금 이탈은 불가피
KB증권 한정숙 연구원은 "기존 MSCI에서 제시한 비중으로 추산하면 A주는 세계 시장 지수에서 0.1%, 신흥국 시장 지수에서 0.5%, 아시아 시장 지수에서 0.6%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서 "중국으로는 약 13억 달러 유입, 한국에서는 약 3억6400만 달러가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에서 24조원 이상이 유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한국은 이머징 시장의 이익 상향을 주도하고 있다. MSCI 코리아 기준으로 한국의 주당순이익(EPS)는 전년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A주 MSCI 편입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