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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열풍'에 몸값 뛴 그래픽카드… 소비자 주의 필요

가상화폐 채굴기에 다량의 그래픽카드가 사용되며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b]#지난 6월 군 복무를 마친 이모(24)씨는 복학을 위해 새 컴퓨터를 구입하려다가 깜짝 놀랐다. 최근 2~3주 사이 그래픽카드 가격이 두 배 가량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역을 앞두고 나온 마지막 휴가에서 이씨가 점찍어둔 그래픽카드 가격은 31만원이었지만 전역 후에는 60만원으로 올라 있었다. 이 씨는 한 등급 낮은 그래픽카드를 구입할지 아니면 PC 구입 자체를 나중으로 미룰지 고민에 빠졌다.[/b]

최근 그래픽카드 시장이 심상치 않다.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으로 제품 가격이 두 배 오른 것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은 신제품을 구하는 자체가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해외 사이트에서 직구에 나서는 소비자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픽카드가 보기 어려워진 것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가 인기를 끈 탓이다. 가상화폐는 통상 거래소에서 유통되지만 금광에서 금을 직접 캐내듯 '채굴'할 수도 있다. 암호화된 수식을 계산하는 과정에 자신의 PC를 참여시키면 그 기여분 만큼의 보상을 받는 식이다.

수식은 계산될수록 점차 복잡해지기에 뛰어난 연산 성능을 갖춰야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으로 받은 가상화폐를 거래소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형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던 2009년에는 일반 PC로 채굴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래픽카드로만 구성된 '채굴기'가 등장했다. 일반 PC가 메인보드에 CPU와 GPU, 메모리 등 다양한 제품이 고루 연결된 것에 반해 채굴기는 메인보드에 그래픽카드가 다량 연결된 형태를 띤다. 중앙연산장치(CPU)에 비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채굴기를 갖추고 전문적으로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채굴장'도 늘어났다.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 많이 운영되는 채굴장들은 컨테이너박스 하나 크기의 채굴기에 1000개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굴장 열풍이 국내로도 확산되며 국내에서 유통되는 그래픽카드의 씨가 마른 것이다.

에이수스가 준비 중인 가상화폐 채굴용 그래픽카드(왼쪽)는 일반 그래픽카드와 달리 HDMI, DVI 등 모니터로 영상 정보를 보내기 위한 포트가 없다. /에이수스



그래픽카드가 품귀 현상을 겪다보니 제조사들은 채굴용 그래픽카드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래픽카드 제조사 에이수스는 엔비디아의 GPU 'GP106', 사파이어는 AMD의 RX 470·RX 560 기반으로 그래픽출력 단자가 제거된 전용 라인업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판매중인 그래픽카드 대부분이 채굴용으로 사용되다보니 제조사 입장에서 보증기간 내 그래픽카드 수리 요청을 받았을 때 해당 제품이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고장 났는지 전문 업자가 과도한 부하를 줘 고장 냈는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수 없고 혹사당한 중고 제품이 시장에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한편 일반 소비자들이 신품 그래픽카드를 구하기 어려워지며 중고 그래픽카드 거래도 활성화됐다. 다만 중고 시장에 나온 그래픽카드 가운데 상당수는 가상화폐 채굴에 활용됐던 제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며칠 새 가상화폐 가격이 하향세를 보인 탓에 전문 업자들이 저렴하게 구입해 채굴용으로 쓰던 그래픽카드를 현재 시세대로 팔아 차액을 벌어들이려 한다는 분석이다.

채굴장에서 사용됐던 그래픽카드는 부하가 심한 작업을 지속했기에 내구도가 떨어진 상태다. 중고차 시장에서 일반 차량에 비해 많은 거리를 주행한 영업용 차량이 기피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PC 부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요즘 그래픽카드 가격이 비싸다보니 싼 가격만 보고 중고 그래픽카드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중고 시장에 나온 제품 상당수가 채굴용으로 쓰였던 제품인데, 이런 물건은 구입 후 얼마 못 쓰고 고장 날 가능성이 높다. PC 구입 시기를 한두 달 늦추더라도 신제품을 사는 편이 낫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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