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교통사고와 침수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가면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5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오는 10월까지 침수예방 비상팀을 운영한다.
삼성화재 침수예방 비상팀은 하천 주차장, 저지대 등 전국 440여 곳의 상습 침수지역을 대상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침수위험 차량의 안전지대 견인을 도울 예정이다. 집중호우로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순찰자는 삼성화재 보험가입 차량을 고객 동의 하에 관공서와 공조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다.
삼성화재는 또 주변 관공서에 상습 침수지역의 안전 시설물 설치를 요청하고 배수 불량지역 점검을 건의하는 등 침수 위험을 줄이는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삼성화재 애니카서비스팀 이석기 팀장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고객의 안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서울 사당역·강남역·대치역 등 상습 도로침수 지역에 계측기를 설치하고 중앙 관제센터를 통해 도로 수위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도로침수 인지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계측기를 통해 도로 수위가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해당 지역과 주변에 사는 자사 고객에게 위험을 알리는 문자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동부화재는 전국의 침수 예상지역 인근에 폭우로 침수된 차량을 일시 보관하기 위해 자동차 1만1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야적장 110곳을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한강변 주차장에서 차량 침수 발생 신고부터 차량 견인, 사고 보상에 이르는 차량 침수피해 발생 대응 모의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은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재해 상황 단계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6시간 동안 비가 110㎜ 이상 오거나 태풍 경보가 발령되는 경계 단계에서 재난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4시간 보고 체계를 갖추고 강우량이 12시간 동안 200㎜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태풍 특보로 격상되면 재해 지역에 보상캠프를 꾸리기로 했다.
한편 손보사들이 이 같이 침수피해 대비에 나선 것은 장마철 교통사고가 늘어 자동차 침수피해가 만만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비 내리는 날 교통사고 발생 빈도는 맑은 날에 비해 21.4% 높았다. 우천 시 발생한 교통사고 중 7.1%는 미끄럼사고로 맑은 날 미끄럼사고 발생률(0.9%)의 8배나 됐다. 미끄럼사고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 대비 2.9배, 중상자 발생률도 2.3배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운전 중 침수지역 진입 시 속도를 낮추지 말고 그대로 통과하라고 조언한다. 속도를 낮추면 물이 배기구를 통해 차량 내부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이 정지하면 차량을 그대로 놓고 침수지역을 벗어나야 한다. 다시 시동을 걸면 역시 엔진으로 물이 들어올 수 있다.
김태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비가 오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발생하는 수막현상으로 미끄럼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 제한 속도보다 20% 이상 속도를 줄이고 차간거리는 평소 대비 1.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며 "또 제동 시에는 브레이크를 여러 번 나누어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애니카 서비스 차량이 하천변의 침수위험 차량을 사전에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있다./삼성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