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37차 공판에서 특검이 위증 의혹을 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증언 신빙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7일 시작해 8일까지 이어진 이날 재판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 차관의 증언 신빙성이 문제가 됐다. 앞서 이뤄진 특검 주신문에서 삼성의 혐의 입증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던 김 전 차관이 변호인단 신문에서는 허위진술과 위증 논란에 빠지며 발언들의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재판에서 김 전 차관은 특검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을 다수 내놨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직접 연락해 정유라 선수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요구했다"며 "코어스포츠는 정유라만을 지원하고 선수 8명을 승마협회에서 지원해 눈에 띄지 않도록 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내용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에 불리한, 숨겨야 할 내용을 박 전 사장이 왜 증인에게 알려줬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증거가 아쉬운 특검에게 귀중한 증언이지만 김 전 차관의 증언 신뢰도가 도마 위에 오르며 이 증언의 신빙성도 낮아졌다. 그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관한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사건의 주요 피의자이기도 하기에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위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변호인단의 시각이다. 여기에 더해 김 전 차관은 검찰 특수본에서 한 진술과 앞선 재판에서 한 증언을 번복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그는 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처음 만난 시점, 삼성의 승마지원 계획 등에 있어서 기존과 다른 발언을 했는데 "당시 허위진술을 했다", "그땐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당시 날짜를 특정해 질문 받지 않았다" 등의 이유를 내놨다.
특검은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이 끝난 후 재주신문에서 김 전 차관 증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검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된 뒤 증인이 초조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비호한 뒤 "검찰 특수본 수사에서 증인은 일정표 등 기록이 아닌 본인의 기억에 의존해 증언했다"며 "김 전 차관의 증언은 일정표와도 일치했다. 허위증언을 하는 것은 아니고 포괄적인 질문에 답하다보니 생긴 문제"라고 두둔했다.
특검의 재주신문 시간 대부분이 김 전 차관 구하기에 쓰였지만 김 전 차관의 증언에 대한 의문을 풀기엔 충분치 않았다. 재판부는 "증인의 말을 들어봐도 증언에 (여러)시점이 섞여있는 것 같다"고 회의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재판은 날짜를 넘긴 8일 2시 28분 마무리되며 이재용 재판 가운데 가장 늦게 끝난 공판이 됐다. 이전까지 가장 늦게 끝난 재판은 지난 5월 31일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해 새벽 2시 7분경 끝난 21차 공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