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가성비 메뉴로 직장인 잡는다
외식업계가 가성비가 뛰어난 메뉴로 직장인 잡기에 나섰다. 물가는 오르는 데 월급은 오르지 않아 점심 값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주머니를 닫았기 때문이다.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지난 2009년 이래 꾸준히 증가해오다 지난해 처음 줄었다. 9일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899명을 대상으로 점심값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점식식사 비용은 6100원으로 지난해 6370원보다 4.6% 감소했다. 또한 응답자 중 회사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직장인들은 점심값으로 평균 7050원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 역시 지난해(7816원) 대비 800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불황으로 점심값까지 줄이는 직장인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외식업계는 지갑 얇은 직장인들을 겨냥한 가성비 높은 점심메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가성비 높은 점심메뉴로 직장인 공략에 나섰다.
'모스버거'는 합리적인 가격에 수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모스버거는 단품 3900원부터 6900원까지 버거 종류를 다양화해 가격 선택의 폭을 늘렸다. 최근 출시한 '치폴레버거'는 소고기 패티와 베이컨, 양상추, 토마토 등으로 구성됐으며 3900원에 제공, 가성비 메뉴로 떠오르며 출시와 동시에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오코노미야끼 라이스버거(4400원), 불고기 라이스버거(4300원) 등 빵 대신 쌀로 만든 번을 사용한 라이스버거를 판매하고 있어 보다 간편하고 색다른 '밥'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착한 가격으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유가네 맑은 곰탕'에서는 순대국을 5000원에 즐길 수 있다. 곰탕이나 설렁탕 안에 들어가는 고기는 한우를 기반으로 뉴질랜드산과 호주산, 미국산 소고기 등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질이 좋은 수입산을 혼합해 쓰면서 가성비를 높여 소비자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이밖에도 한우맑은곰탕(6000원)과 한우사골 설렁탕(6000원) 등도 부담 없는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마니아층을 공략 중이다.
'이바돔'은 감자탕 전문점 '이바돔 감자탕'과 청정 제주산 돼지고기 전문점 '제주도야지판' 등에 1인용 솥밥을 도입해 점심식사 메뉴를 강화했다. 제주도야지판은 '통돼지김치찌개', '제주도야지 두루치기' 등을 판매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식사 메뉴인 주꾸미세트의 경우 1만원에 묵사발과 전, 주꾸미볶음까지 제공하면서 가성비가 좋은 메뉴로 등극했다.
돼지고기 특수부위 전문점 '달배뒷고기'에서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한 직장인과 학생들 대상으로 6가지(우렁된장·돼지·김치·된장·참치·참치김치)의 짜글이 점심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이 메뉴는 밥에 비벼 먹을 수 있도록 국물을 자박하게 졸여 만든 찌개메뉴로 편의점 도시락보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가성비를 목표로 개발했다. 특히 김치 짜글이와 된짱 짜글이는 3800원에 밥과 반찬을 무한리필로 이용 할 수 있어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밖에도 달배뒷고기에서는 국내산 돼지고기 특수부위인 안중살, 두항정살, 납작살, 흰살, 엄지살 등 기존에 맛볼 수 없었던 다양한 특수부위 20여종을 1인분에 3500원으로 만나 볼 수 있으며, 대표 메뉴인 특수부위 뒷고기모듬 한판은 물론 삼겹살, 껍데기 등 다양한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
원종식 달배뒷고기 대표는 "소비 절벽이 현실화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가성비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질 좋은 재료 사용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메뉴와 소비자 니즈에 맞는 메뉴 개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