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휴가는 국내로, 직원들은 지난해보다 휴가 더, 대기업은 길게 중소기업은 짧게….'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바짝 다가온 가운데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본 올 여름 휴가 트렌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3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 휴가 계획을 조사해 10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여름 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66.7%로 집계됐다. 3명 중 2명꼴로 휴가를 갈 계획인 셈이다. 반면 33.3%는 '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휴가 계획이 있다는 CEO의 경우 91%는 '국내'를 선호했다.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겠다'는 답변은 9%에 그쳤다.
계획하고 있는 휴가 형태는 '명소·휴양지 방문'이 57%로 절반을 넘었다. 이외에 '독서·사색 등 집에서 휴식'이 16%, '고향·친지방문'이 12.5%로 뒤를 이었다.
특히 CEO들의 92.7%는 휴가와 같은 휴식이 기업 경영이나 업무 집중도 향상에 도입이 된다고 응답했다. '아니다'는 답변은 고작 7.3%였다.
중기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은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중소기업 CEO들은 국내 휴가를 통해 내수살리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정부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경기부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활성화, 가계소득 보장 등 정책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무원들의 휴가를 적극 독려하고 나서는 등 분위기가 살아나며 일반 기업에서도 휴가를 더 쓰겠다는 직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그룹이 유진기업, 유진투자증권, 동양, 한국통운, 나눔로또, 유진엠 등 계열사 직원 85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다.
조사에 따르면 올 여름에 휴가를 가지 않거나 하루만 가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3%로 작년의 7.6%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 8일 이상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비율도 5%로 작년(4.3%)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주말을 제외하고 5일 이상 휴가를 가겠다는 응답도 절반이 넘는 58.3%로 나타났다.
1인 당 휴가비용으로는 '20만원대'가 21.8%로 가장 많았다. 또 '30만원대'(18.3%), '50만원대'(16.3%)가 뒤를 이어 직원의 절반 이상이 휴가비로 20만~50만원을 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100만원 이상이란 답변도 11.1%에 달했다.
휴가비와 휴가일수는 기업 규모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기업 535곳을 대상으로 하계 휴가 실태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하계휴가일수는 300인 이상이 평균 4.9일로 300인 미만 기업(4.2일)보다 길었다.
휴가비를 지급하겠다는 기업도 300인 이상은 75.3%인 반면 300인 미만은 67.2%에 그쳤다. 전년보다 300인 이상 기업은 휴가 일수와 휴가비가 크게 늘었지만 300인 미만 기업은 상승률이 미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