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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땅주인서 임차인, 이젠 이방인…' 삼표레미콘 성수동공장 역사는

삼표 모태 강원산업 소유 땅, IMF 직후 워크아웃으로 현대제철에 매각



'땅주인에서 임차인으로, 이젠 이방인으로….'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터가 2022년 이후엔 공원으로 바뀔 예정인 가운데 서울에서 남아있는 마지막 '노른자 땅' 중 한 곳인 해당 부지의 과거가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10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소로는 성동구 성수동1가 683번지에 속하는 삼표레미콘 성수동 공장터는 2만7828㎡규모다. 이 가운데 2만2924㎡는 현대제철 소유이고, 나머지 4904㎡는 국공유지다.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산업은 현대제철로부터 이 땅을 빌려 현재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레미콘은 업종 특성상 트럭으로 1시간30분 정도 거리가 사업 반경이다. 사통팔달의 입지를 갖고 있는 성수동의 경우 서울 전 지역을 대상으로 레미콘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는 요지다. 특히 서울의 경우 외곽지역에 속하는 송파구 풍납동(삼표)과 장지동(중소레미콘사), 강남구 세곡동(〃) 등에 일부 레미콘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성수동 레미콘 공장은 업계에선 '노른자위'로 꼽힌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와 광진구, 그리고 땅 주인인 현대제철의 '공장 이전 협약'으로 삼표는 졸지에 성수동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

박원순 시장 등이 참석하려던 이날 오전의 협약식이 행사시작 1시간 가량을 앞두고 돌연 취소된 것도 '본전 생각이 난' 삼표의 마음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금은 현대제철이 갖고 있지만 성수동 땅은 당초 삼표그룹 소유였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렇다. 1972년 당시 강원산업은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공유수면 매립을 시작해 지금의 성수동 레미콘 공장 부지를 다졌다. 그리고 1977년 삼표레미콘 공장을 건립했다.

강원산업은 현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부친인 고 정인욱 회장이 창업한 회사다. 삼표의 모태가 강원산업인 셈이다. 강원산업은 1952년 설립한 강원탄광이 시초다. 50~70년대 당시 삼천리연탄과 함께 업계를 양분했던 삼표연탄이 강원산업에서 분사한 회사다.

삼표는 이후 삼표산업이란 이름으로 골재 및 모래 채취, 레미콘·콘크리트 사업 등을 영위하며 성장해 모기업인 강원산업을 능가했다. 그러다 IMF 구제금융 사태가 터졌다. 결국 삼표의 모기업이었던 강원산업은 워크아웃 대상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2000년 초에 지금의 현대제철 전신인 인천제철에 흡수·합병됐다. 강원산업이 팔리면서 이곳 성수동 부지 역시 인천제철로 넘어갔다. 인천제철은 INI스틸에서 2006년 현대제철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런데 당시 강원산업이 무작정 팔려갔던 것이 아니었다.

결국 강원산업을 품에 안은 지금의 현대제철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사돈을 맺고 있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소유 회사다.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과 정도원 회장의 장녀 지선씨는 부부다. 또 두 회장은 경복고 선후배로 돈독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제철은 기아차가 17.27%, 정몽구 회장이 11.81%, 현대차가 6.87%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모기업이 팔렸지만 삼표는 사돈의 땅을 빌려서 이후로도 20년 가까이 레미콘 사업을 영위해오고 있었던 셈이다.

2010년 당시 현대기아차그룹은 이 성수동 땅에 100층이 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립하려다 무산되기도 했다. 한강변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경우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교통난이 심각하게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서울시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로 눈을 돌려 현재 GBC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이번 성수동 레미콘 공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아예 부지를 매입하거나 토지교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공장 이전 시기를 5년 뒤로 한 것도 이런 이유다. 또 공장 근로자와 레미콘 차주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세부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남았을 뿐, 공장 이전 자체는 합의가 끝났다"고 말했다.

1977년 공장이 가동돼 올해까지 꼭 40년을 운영했던 삼표 성수동 공장도 이젠 5년 후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될 운명에 처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 공장은 레미콘 업계에선 범접하기 어려운 입지를 갖추고 있어 선망의 대상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성수동을 떠나 지금에 버금가는 대체지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표측도 이번 공장 이전을 놓고 마음이 상당히 불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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