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백화점협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중소기업 판로지원, 판매 수수료 인하 등을 위해 힘쓰기로 했다. 협약식에서 강갑봉 중기중앙회 부회장, 최수규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강동남 백화점협회 상근부회장(왼쪽 두번째부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중소기업계와 5대 백화점이 손을 잡은 가운데 넘기 힘들었던 백화점 문턱과 부담스러운 수수료가 얼마나 낮아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중소기업들엔 백화점 등 유통업체 수수료뿐만 아니라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유통밴더 수수료도 큰 부담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한국백화점협회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측은 판로지원, 매입구조 개선, 수수료 인하 등 유통 분야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백화점협회에는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 AK플라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상생협약은 백화점업계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하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유통 분야의 불공정거래 문제를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한 터여서 이번 중기·백화점업계간 민간 자율협약이 향후 어떤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다.
중기중앙회 최윤규 산업지원본부장은 "그동안 백화점과 거래했던 중소기업들은 ▲높은 판매 수수료율 ▲낮은 가격 협상력 ▲'특정매입' 등 백화점에 유리한 거래 구조 ▲할인행사 강요 등을 애로로 꾸준히 지적해왔다"면서 "이번 상생협약으로 양측이 지속적으로 판로지원에 힘쓰고, 유통분야 현안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중기중앙회가 백화점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190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거래 방식으론 특정매입이 73.7%로 절대적이었다. 반면 직매입 비율은 2.6%에 그쳤다.
중소기업들엔 백화점이 재고부담을 안고 제품을 직접 구입해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이 가장 좋다. 하지만 대부분은 '울며겨자먹기'로 중소기업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특정매입 형태로 거래하고 있는 모습이다.
높은 수수료도 기업들에는 큰 부담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율을 조사한 결과 백화점은 명목수수료율(계약서상 평균 수수료율)이 27.4%, 실질수수료율(납품업체 매출액 중 실제 수수료 지급액 비율)은 22%로 나타났다. 하지만 백화점 중에서도 23.8%(롯데)~18.5%(AK) 등 편차가 심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이처럼 백화점에 주는 수수료 외에도 유통벤더에 수수료를 별도로 줘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이나, 많은 제품 가운데 우량 상품을 골라야 하는 백화점이나 모두 벤더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과거 5% 수준이던 벤더 수수료는 현재 15% 정도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에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들은 백화점 수수료(공정위 조사 평균 22%)에 벤더 수수료(약 15%)를 더하면 물건값의 40%에 가까운 액수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날 중기중앙회와 5대 백화점이 마련한 품평회에 제품을 들고 온 한 중소기업 대표는 "백화점 MD 심사를 거쳐 '중소기업 상생관'에 20%의 수수료만내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해 기회를 잡으려고 왔다"면서 "하지만 여기에 벤더 수수료까지 추가로 물어야한다면 그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