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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이재용 재판 중간정리 完] 이재용 재판에는 그들이 있다

서울중앙지법에는 이른 아침부터 이재용 재판 방청권을 얻기 위한 줄이 생긴다. 지난 19일 재판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오세성 기자



"이게 줄이에요? 세상에... 얼마나 있는 거야?"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이 있는 날은 서울중앙지법에 긴 줄이 생긴다. 수용 인원이 가장 많은 대법정에서 재판을 하는 날에도 재판 2시간 전인 8시면 선착순으로 주어지는 방청권을 얻기 위해 일찌감치 온 이들로 법원이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 재판마다 줄이 늘어서고 불편하게 북적이니 요령도 생겼다. 사람이 직접 서는 대신 가방으로 줄을 만들고 입장할 때 사람이 서는 식이다.

일찌감치 나와 어렵게 재판을 방청하는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다. 소설의 소재를 얻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고 이 부회장을 응원하러, 질책하러 오는 사람도 있다. 재판 초기부터 법원을 찾는 A씨는 책을 쓰는데 소재를 얻고자 방청하는 경우다.

A씨는 "세계적 기업의 오너가 구속된 초유의 상황"이라고 재판을 평가하며 "특검과 변호인단의 모습, 이 부회장의 표정과 재판부·방청객의 태도 등 모든 것이 소설의 영감을 준다"고 방청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을 꾸준히 방청하는 B씨는 이 부회장 재판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왔다가 방청권을 얻지 못해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들어왔던 것이 계기였다"며 "기업 합병이나 지분구조 등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오니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아 재미있다"고 웃어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오자 박사모 등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반기고 있다. /손진영 기자



이 부회장을 감시하겠다며 재판장을 찾는 이들도 있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또는 스스로를 삼성 해고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등이 재판 출석을 위해 법원에 들어설 때 이들은 피켓을 꺼내 기습 시위를 벌이거나 폭언을 내뱉고는 한다. 재판을 방청하는 경우엔 재판이 휴정할 때 고함을 지르거나 피고인에게 달려들어 폭력을 행사하려 경우도 드물게 발생한다.

서울지방법원에게 이들은 일종의 골칫거리다. 소란을 예방하고자 '법정 내·외에서 폭언·소란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법원조직법에 따라 감치에 처할 수 있다'는 안내문도 붙였다.

법정 경위 C씨는 "청사 주변 100m 이내에서는 일체의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다. 법정에서 소란 행위를 할 경우 최장 20일의 감치,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된다"면서도 "사람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더라도 저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 불편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아직까지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 감치나 과태료 부과 조치가 이뤄진 경우는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이 없는 날에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등의 회원들도 이재용 부회장 재판을 찾는다. 이들은 태극기를 반입하려 시도하거나 법원에서 큰 소리로 떠들어 법정 경위들의 제지를 받는 일이 많다.

최근에는 반올림과 해고자 등이 기습 시위를 벌일 때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3차 공판이 열린 지난 21일에는 반올림이 방청을 위해 선 줄을 무시하고 이재용 재판에 진입하려다 저지당한 뒤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에 아침부터 줄을 서고 입장을 기다리던 박사모 등 회원들은 흥분하며 "나라 팔아먹을 X들", "빨갱이 XX들", "공중도덕도 모르는 X들"이라고 반올림을 비난했다. 폭력사태까지 벌어지진 않았지만 박사모의 격한 반응에 반올림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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