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치열했던 촬영현장
관객 피드백 받아들일 것
결혼 후 더 왕성한 활동하고파
군 제대 후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훌쩍 성장한 배우 송중기 . 그가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를 통해 또 한번 역대급 캐릭터를 연기했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송중기를 만나 이번 작품인 '군함도'와 연기관, 그리고 송혜교와의 결혼을 앞둔 소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다들 '천만 영화'라고들 하시니까 기대도 되고 기분도 좋죠. 관객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고, 평가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피드백을 받아들여야겠죠. 아마 감독님이 제일 긴장되지 않을까요?(웃음)"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조선인들의 강제 징용이 있었던 군함도의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
송중기는 광복군의 주요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했다가 조선인들의 탈출을 돕는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박무영을 연기했다.
지난해 크게 사랑받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와 캐릭터가 비슷하다는 평가에 대해 그는 "그만큼 '태양의 후예'에서의 이미지가 관객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는 것 아닐까"라며 "장르와 작품이 가진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찍으면서도 고민하지 않았고, 지금도 '겹쳐보이면 어때?'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군대를 갔다와서 그런지 군인 역할이 친숙했고. 반대로 군대 다녀오기 전에 '태양의 후예'나 '군함도' 제의가 들어왔다면, 오히려 주저했을 것 같아요. 당당히 군 생활을 마치고 왔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또 군인 역할이 들어온다면 그건 고민해봐야겠죠. 하지만 작품이 너무 좋다면 또 할 수도 있을 것같아요. 캐릭터보다는 작품이 우선이니까요."
송중기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작품 속에서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 작품 안에서 모든 캐릭터가 잘 어울릴 수 있게 밸런스를 맞추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스토리 흐름이 끊기지 않게, 그리고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에 힘을 실었다고 밝혔다.
"촬영 내내 체력적인 것보다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소재가 워낙 무겁다보니까 계속 질질 끌려가는 느낌도 들었고.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은 연기지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VIP 시사회 때 온 지인 중에 딸을 가진 아버지도 있었는데 소희라는 매개체가 있어서 그런지 기모노만 입혀놔도 화가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럼에도 우리는 상업영화니까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많은 장치들을 넣었죠. 좋지 않은 평가가 있다면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어요. 치열하게 찍었지만, 그런 피드백 받는 것도 우리들의 몫이니까요."
송중기는 입대를 기준으로 크게 이미지가 바뀌었다. 군대 전 갖고 있던 컴플렉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동안미남' '꽃미남' 수식어가 때로는 이미지의 감옥처럼 느껴졌다고.
"한번은 '무조건 남자다운 역할 해야지. 조폭 영화를 할거야'라고 방향을 잘못 잡기도 했어요. 스스로에게 주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군 생활을 통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보니까 저 스스로를 옥죄던 걸 풀어놨고, 결국에는 작품(태양의 후예)을 하고 났더니 저를 다르게 봐주시는 거잖아요? 결국 배우는 작품으로 말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송중기는 오는 10월 마지막날, '태양의 후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송혜교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군함도' 개봉과 결혼 소식으로 이번 여름을 뜨겁게 보내고 있는 그다.
"영화 개봉 소식과 함께 결혼 소식까지 전하게 돼서 부담스럽기도 하죠. 결혼이 첫 행보가 될텐데, 그런 의미에서도 차기작을 고를 때 더욱 신중하고 싶어요. '군함도'도 간절히 흥행을 바라고 있고, 잘 마치고나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새로운 작품을 고르게 됐으면 좋겠어요. 결혼하고 나서 더 일을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야죠."
한편 영화 '군함도'는 개봉 나흘 만에 300만 관객 고지를 밟았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군함도'는 전날 2019개관에서 1만808회 상영, 101만5368명이 관람해 누적 관객수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314만9313명). 이날 매출액은 84억2700만원(누적 매출액 236억원), 매출액 점유율은 63.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