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오는 8월 31일 독일 현지에서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V30을 공개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V20'을 공개한 모습. /LG전자
3·4분기에 출시되는 V30이 LG전자 MC사업본부를 구원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8월 31일 LG전자가 공개하는 V30은 MC사업부의 향후 사업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V30은 흥행 여부에 따라 8분기 연속된 MC사업본부의 적자행진을 끊는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MC사업본부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도 V30의 중요성을 감안해 제품 공개행사를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IFA)로 정했다. LG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은 IFA에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다 큰 국제무대에서 신제품을 발표해 세계적인 흥행몰이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양한 시도도 이뤄졌다. LG전자 스마트폰들은 QHD IPS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해왔지만 V30은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를 적용했다. 화면 크기도 전작 V20보다 0.5인치 커진 6.2인치에 달한다. 기존 V 시리즈와 달리 배터리도 일체형을 사용해 방수·방진 기능을 갖췄다.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V 시리즈답게 ESS의 신형 쿼드 DAC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예약판매도 V 시리즈로는 처음 실시한다.
LG전자가 V30에 힘을 쏟는 이유는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MC사업본부에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히든카드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MC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누적 적자 2조원을 앞두고 있다. 스마트폰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2조원대 누적 적자가 발생하는 모습은 LG전자가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차기 스마트폰을 성공시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누적 적자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다.
LG전자는 2010년 3월 '싸이언 안드로-1(LG-KH5200)'을 출시하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해 6월에는 옵티머스Q를 공개하고 스마트폰 브랜드를 '옵티머스'로 일원화했다.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내걸고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2010년 670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2011년에도 적자 2812억원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600억원에 그쳤다. 2013년 1분기 옵티머스G·넥서스4 출시로 영업이익 1328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14년 4월 출시한 G3는 LG전자에게 행운의 여신 같은 존재였다. G3는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고 출시된 2분기에만 1450만대가 판매됐다. 경쟁사 제품의 디자인이 구설에 오르고 G3 파생 모델의 인기도 높게 유지되며 판매량은 3분기 1680만대로 늘어났다. G3가 출시된 2014년, LG전자 MC사업본부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래 최대 수익인 연간 영업이익 3119억원을 달성했다. 이 해 LG전자는 연간 영업이익 1조8286억원을 기록하는 기염도 토했다.
G3가 시장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지만 차기작 G4는 그렇지 않았다. 후면 커버에 가죽을 씌운 참신한 디자인은 스마트폰 과열로 이어졌고 성능 논란까지 발생했다. 1분기 72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G4의 부진으로 2분기 2억원까지 줄었고 3분기에는 779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그해 MC사업본부는 4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적자 폭이 더 커졌다. 1분기 G5, 3분기 V20을 선보였지만 시장 흥행에 실패하며 MC사업본부는 1조2591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스마트폰에서 막대한 적자가 발생한 탓에 LG전자의 2016년 4분기 영업이익도 352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MC사업본부의 적자행진은 올해도 진행 중이다. MC사업본부는 1분기 적자 규모를 2억원으로 줄였지만 2분기에는 1324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MC사업본부의 누적 적자는 1조9491억원으로 3분기 500억원대 적자를 낼 경우 누적 적자 규모가 2조원을 넘게 된다.
LG전자 윤부현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G6 초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G4, G5와 달리 주문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이를 고무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유통구조와 제품군이 변화해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매출이 1조원 이하로 줄더라도 흑자를 낼 수 있도록 원가와 전체 비용 절감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