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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최지성 전 미전실장 "내가 삼성 최고 의사결정권자"



"내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할 위치 아니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삼성그룹 의사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었다고 강조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50차 공판에서는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피고인 신문이 이뤄졌다. 이날 신문에서 최 전 실장은 삼성그룹 의사결정권에 대한 특검 인식이 잘못됐다고 거듭 지적했다.

특검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이재용 부회장이 국민연금공단 홍완선 전 본부장과 면담을 가졌다"며 "이 부회장이 삼성 최고 의사결정권자이기에 만들어진 자리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최 전 실장은 "밖에서 보기에는 후계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를 대표하는 것 같으니 총수라고 부르는데 삼성의 풍토를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며 "재직하는 동안 삼성의 최종 결정권은 내가 가지고 있었다"고 답했다.

특검은 국민연금공단 채준규 전 리서치팀장이 면담에 참여해 작성한 'CEO면담 내용'이라는 문건을 제시하며 "'합병비율 재조정 요구가 있었지만, 법률 검토 결과 불가능하다'는 등의 표현이 있다. 이 부회장이 말했으니 CEO면담 내용 문건에 포함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이 회사 대표로 면담에 참석해 결정권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취지다. 이에 최 전 실장은 "해당 문건에 발언자가 적혀있지 않다"며 "면담 자리에 나와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팀장이 같이 있었는데 문서에는 각자 발언이 섞여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발언자 구분 없이 논의된 주제를 기준으로 작성했으니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해당 문건으로 분간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는 미래전략실 해체 경위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이 청문회장에 나가며 힘들어했다. 마침 점심시간에 통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미전실을 해체할 테니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다"며 본인이 의사결정을 하고 이 부회장이 그에 따랐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최 전 실장은 "사장단 인사도 내가 결정한다"며 수많은 계열사 가운데 승마협회 회장사로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도, 삼성SDI 사장이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과 대한승마협회 협회장에 앉힌 것도 자신이라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승마지원을 시작한 경위에 대해서도 시간 순서대로 밝혔다. 그에 따르면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가 예정됐는데 면담 자료도 없고 주제도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이 승마계를 지원해달라고 했던 것이 떠올라 대화 소재로 삼고자 박 전 사장에게 보고를 부탁했다. 당시 제주도에 있던 박 전 사장은 서울로 올라와 최 전 실장과 이 부회장 앞에서 관련 보고를 한다. 이후 독대를 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승마지원이 부실하다며 야단을 맞았고 최 전 실장은 박 전 사장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

특검은 "박 전 사장을 굳이 직접 전화해 서울로 부를 필요가 있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최 전 실장의 깜짝 답변으로 법원은 웃음바다가 됐다. 최 전 실장은 "박 전 사장과 학교·입사 동기이며 친구 사이"라며 "난 휴가도 못 가는 상황인데 출장을 이유로 제주도에 혼자 휴양을 갔기에 (골려주고자 서울로) 불렀다"고 고백했다. 재판 분위기에 맞지 않는 깜찍한 고백에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고 박 전 사장도 '그런 이유였냐'는 표정으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최 전 실장은 "독대에서 이 부회장이 야단을 맞았는데 박 전 대통령이 요구한 것은 승마계 전반에 대한 지원이었다"며 "박원오 등의 도움으로 선수들의 전지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행했고 이 부회장에게는 나중에 잘하고 있다고 간단하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박 전 사장 등의 보고로 최순실씨가 뒤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걸 알았다"며 "승마 지원 대상에 정유라씨를 포함하는 것이 구설에 오를 수 있다고 인식했다. 이 부회장에겐 굳이 말하지 않았는데 그게 일을 키운 것 같다"고 후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문화체육 발전 도와달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적이 있어 미르·K스포츠재단 등의 지원도 내가 승인했다"며 "승마지원에 최순실씨가 개입됐다는 건 2015년 8월 3일 이후 알았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나 미르·K스포츠재단 배후에도 최씨가 있다는 것은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후 알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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