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종편채널 JTBC를 ‘이적단체’라 부르며 비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50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2016년 2월 15일 박 전 대통령과 가졌던 3차 독대 내용 일부를 진술했다.
3차 독대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특검 질문에 이 부회장은 삼성 신사업과 협력업체 등의 이야기를 한 뒤 박 전 대통령이 JTBC 이야기를 꺼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신사업 얘기가 끝난 뒤 박 전 대통령이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이 부회장 외삼촌 아니냐. JTBC 뉴스는 왜 그러는거냐’라고 말했다”며 “JTBC에 이적단체라는 단어를 쓰며 ‘중앙일보가 삼성 계열사이니 얘기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이 부회장은 “오래 전에 계열 분리돼 별개 회사고 손 윗분이라 어렵다고 말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얼굴을 붉히고 더 화를 냈다. 어머니 홍라희 여사가 홍석현 회장의 누나이니 어머니께 얘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즉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피하는 투로 말했더니 박 전 대통령이 정치인 두 분의 실명을 거론하고 ‘모 국회의원과 모의하고 다니냐. (홍 회장이) 정치에 야망 있는 것 같은데 삼성이 줄 대는 것 아니냐. 삼성이 JTBC 최대 광고주 아니냐’고 화를 냈다”며 “할 말도 없고 더 얘기하면 화를 돋울까봐 멈췄다. 독대 마지막은 JTBC 이야기만 하다 끝났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내용은 검찰 조사에서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다 말했지만 당시 탄핵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일국의 대통령이 언론사를 언급한 것을 조서로 남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검사에게 말씀드렸고 남기지 않는 것에 동의하셨다. 헌데 그날 분위기가 뭔가 부탁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리고자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