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운용사의 대체투자 펀드에 가입한 회사원 김○○(37) 씨는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운용 인력' 현황을 살피다 기분이 찜찜해졌다. 김 씨의 펀드매니저는 자신이 가입한 펀드 외에 3개의 다른 펀드를 더 운용하고 있었다. 자영업자인 박○○(45) 씨도 최근 담당 PB가 추천한 펀드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는 당혹스러웠다. 국내 5대 운용사인 B사인데 1인당 운용펀드가 많아 제대로 신경 써서 운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차별화가 필요한 여러 펀드를 매니저들이 '공동 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모펀드 수탁고 10조 원 이상되는 자산운용사들의 펀드매니저들이 업계 평균보다 많은 펀드를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급변할 경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자산운용사 소속 펀드매니저는 613명에 달한다.
펀드매니저 1인당 운용규모는 3750억원이었다. 1인당 운용 규모는 수탁고 10조원 이상인 운용사의 평균은 5855억원, 나머지 자산운용사의 평균은 3333억원이었다.
공포펀드 수탁고가 10조원 이상인 운용사에서도 편차는 있었다. 1인당 운용 규모는 최대 9019억원, 최소 3158억원이었다. 이들 운용사의 평균 펀드매니저는 31명, 운용 펀드는 9개였다. 펀드매니저는 전체 자산운용사 평균인 11명보다 두 배 많고, 운용 펀드는 업계 평균 6개보다 0.5배 많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 펀드가 많으면 매니저는 운용에 주력하기보다 관리에 급급하게 된다"면서 "미국의 경우 전체 펀드매니저 수는 정확한 집계가 없지만 1인당 평균 운용 펀드 수는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단기 수익률로 펀드매니저를 평가하는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자본시장연구원 박신애 선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성과보수형 공포펀드의 도입과 더불어 재간접펀드를 통해 투자상품이 다양해졌다"면서"공모 펀드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펀드매니저의 역량과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