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넘어 영화관에 부는 여행 바람
'윤식당' '뭉쳐야 뜬다' '비긴어게인' 등 브라운관에서 먼저 시작된 여행 열풍이 스크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기있는 TV예능 프로그램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낯선 타국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도전기 또는 여행기를 담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종영한 tvN '윤식당'은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에서 일주일간 한식당을 영업하는 신선함으로 시청자에게 큰 재미를 선사했다. 출연진들의 케미와 함께 실제로 식당을 운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평도 있었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건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풍광이었다. 현실적인 다양한 이유들로 멀리 떠날 수 없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겼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필두로 JTBC '뭉쳐야 뜬다' (패키지 여행으로 세계일주 떠나기), '비긴어게인'(낯선 아이슬란드에서 버스킹 공연 하기) 등 개성있는 색깔을 띤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여행 프로그램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로한다는 것이다.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여행지에서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은 로망을 실제로 재연해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뭉쳐야 뜬다'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진귀한 풍경과 먹거리로 시청자들에게 패키지 여행의 묘미를 선사하며 여행 욕구를 자극시켰고, 마지막으로 '비긴어게인'은 음악을 주제로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이 한 팀이 되어 영국의 길 한복판에서 버스킹 여행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파리로 가는 길'이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의 여행 욕구를 채워줄 예정이라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런던에서 빈티지 카메라 상점을 운영하는 '토니'가 예기치 못한 한 통의 편지로 첫사랑 '베로니카'와 재회한 후, 자신의 기억과는 전혀 다른 과거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아름다운 영국을 배경으로 해 관객의 여행 감성을 자극시킨다.
먼저 영국 런던의 클래펌 공원은 영국 교외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위치해 있으며 곳곳에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어 바쁜 일정으로 고단한 여행자들의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또한, 세인트 폴 대성당과 현대 미술을 전시하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이어주는 다리인 밀레니엄 브리지에서는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런던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시사회를 통해 먼저 영화를 접한 관객들이 꼽은 명장면인 '토니'와 '베로니카'가 40년 만에 재회하는 곳은 이 곳, 밀레니엄 브리지에서 촬영된 바 있다.
영화 속에서 젊은 '토니'와 '베로니카'가 사랑을 속삭이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의 배경인 세번 강은 총 길이 290km로 영국에서 가장 긴 강이다. 푸르른 녹음과 시원한 강이 어우러진 풍경은 영국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여행의 낭만을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토니'와 '베로니카'가 재회 후 서로 다른 기억과 조우하는 장면이 촬영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런던 템즈 강변의 화력 발전소 외관을 두고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2000년 개관하며 최근 영국 예비 여행객들에게 '영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일 개봉한 '파리로 가는 길' 역시 아름다운 프랑스 파리의 풍광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긴다.
이 작품은 영화 제작자인 남편 마이클을 따라 칸에 온 앤이 갑작스럽게 마이클의 동료이자 대책 없이 낭만적인 프랑스 남자 자크와 단둘이 파리로 동행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드 트립 영화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뜻밖에 벌어진 여행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앤의 모습이 여운을 남긴다.
남부 프랑스의 여유와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형형색색의 음식과 와인, 중년의 묘한 긴장감까지 버무려진 유쾌한 영화로 영화를 본 누구나 프랑스를 여행하고 온 느낌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