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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이재용 재판] 재판에서 확인된 삼성 승마지원 실체는?

이재용 재판의 쟁점인 승마지원 내역. /정민주 그래픽디자이너



특검이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러한 특검의 판단에 작용한 것은 삼성의 승마지원이다.

특검은 지난 6월 9일 26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며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은 뇌물공여죄,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은 제3자 뇌물죄"라고 짚었다.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는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이라며 승마지원 혐의와 재단 출연 혐의로 나눠 담았던 무게 추를 승마지원으로 몰아 담았음을 표현했다.

통상 재판부는 객관적 물증과 진술조서, 법정 증언 등을 유·무죄를 가릴 판단 기준으로 삼게 된다. 하지만 이번 재판의 경우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시간도 잘못 특정했을 정도로 물증을 확보에 부실했기에 진술조서와 법정 증언이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한 51차를 제외하고 10차부터 47차까지 증인신문이 이뤄진 이재용 재판에서는 비덱스포츠(코어스포츠) 직원들과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전 문체부 차관, 정유라 등 승마지원에 깊게 연관된 증인도 11명이 출석했다.

이들의 증언은 삼성의 승마지원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준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호출을 받아 즉흥적인 독대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 달라. 올림픽에 대비해 승마선수들에게 좋은 말도 사주고 전지훈련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삼성이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하는 시점을 전후로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 정유라씨의 존재 등을 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이 승마지원 전 과정을 뇌물로 보는 이유다. 삼성은 대통령이 정유라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러한 의혹을 부인한다.

2015년 3월 삼성전자가 승마협회 회장사로 선임됐지만 실질적인 활동은 없었다. 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법정에서 "스포츠단체장은 퇴임을 앞두거나 퇴임한 사장이 명예직으로 하는 것이라서 협회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삼성이 회장사가 됐음에도 후원금 집행이 끊기는 등 업무가 파행을 겪자 승마협회는 자체적으로 승마지원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한다.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는 "삼성을 통해 국내 승마 선수들을 국제대회에 내보내려 자체적으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중장기 로드맵은 당시 정유라를 돌보고 있던 '키맨'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작성한 문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독대에서는 승마지원이 부진하다는 것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약 30분의 독대에서 15분 이상을 "승마 관련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한 것이냐"며 이 부회장을 질책했다. 이 부회장이 질책 받았음을 들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당일 제주도에 있던 박 전 사장을 불러 회의를 연다.

회의에서는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통해 '승마협회 문제는 김종찬 전 전무, 김종 전 문체부 2차관과 상의하라'는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을 얻어온다.

회의 직후 박 전 사장은 예정되어 있던 김종찬 전 전무와의 저녁식사 자리에 나갔다가 박원오 전 전무에 대해 듣는다. 이틀 뒤 영국 출장이 잡혀있던 박 전 사장은 출장을 겸해 독일에 있던 박원오 전 전무를 만나러 간다. 박 전 사장은 박원오 전무에게서 '최순실씨가 대통령과 친분이 깊고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승마를 하니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보고를 받은 최 전 실장은 요구를 거절하면 후환이 있겠다는 생각에 승마협회 차원의 선수 지원을 결정한다.

박원오 전 전무는 선수 6명을 독일로 보내 훈련시키는 내용의 계획안을 작성하고 김종찬 전 전무를 통해 박 전 사장에게 전달한다. 선수 6명에는 정유라와 박재홍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이 내정되어 있었다. 삼성은 독일 헤센주 승마협회장인 쿠이퍼스가 대표로 있던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승마지원에 나선다. 비용은 모두 삼성전자에서 내부 품의서를 작성하며 공식적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승마협회에서 전지훈련에 참가할 선수를 추리고 2016년 3월부터는 최인호·김균석 선수 등을 독일로 보내려는 작업이 추진됐지만 최순실의 방해로 번번이 무산됐다. 박원오 전 전무는 "삼성이 선수를 뽑으려 했지만 최순실이 안 된다고 막았다. 황성수 전 승마협회 부회장이 승마지원 방안을 고심한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독일 예거호프 승마장에서 전지훈련을 준비한 박재홍 전 감독도 "박 전 사장은 진심으로 도우려 했지만 중간에 최순실이 개입됐고 삼성도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최순실의 횡포가 도를 넘자 삼성은 2016년 9월 30일 코어스포츠와의 용역계약 해지에 나섰다. 이에 최순실은 청산비로 1년치 용역료를 요구하는가 하면 삼성이 구입해 사용을 허가한 마필 '비타나V'와 '살시도'를 무단으로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하는 등의 행동을 취했다.

특검은 마필 교환을 증거로 삼아 마필 소유권도 최씨에게 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삼성은 최씨가 한 교환 계약을 무효화하며 비타나V 등을 회수하며 특검의 주장을 무효화했다. 또한 마필 매매계약서, 소유권 확인서 등의 관련 서류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특검은 삼성의 승마지원 대금 약 78억원에 뇌물·재산국외도피 등을 적용해 12년형을 구형했다. 법원이 마필 소유권과 승마 전지훈련 계획의 실존 등을 인정한다면 실제 형량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어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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